오늘은 30년도 훨씬 넘은 중학교 삼일회 친구들과 한달에 한번씩 가기로 한 산행일이다.
아침에 주말농장에 가서 상추, 쑥갓, 아욱, 청경채 등 쌈채소를 뜯어와 종류별로 조금씩 쌌다.
관악산을 오르는데 과천 정부종합청사 역에서 만나 역사편찬위원회와 중앙공무원교육원 사이의
샛길로 들어가 계곡을 따라 문원폭포를 지나 육봉 국기봉에 오르는 코스를 선택했다.
더운 날씨인데도 어려운 코스를 오르며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즐거운 산행을 했다.
비가 안와 계곡과 문원폭포는 물이 거의 말라있었는데, 오봉 육봉의 바위들은 화창한 햇빛에 빛이 났다.
육봉을 오르다 보니 가파른 바윗길이 많은데, 국기봉 조금 못미친 곳에 멋진 코끼리 한마리가 서 있었다.
산행계획은 당초 육봉 국기봉 지나 왕관바위가 있는 팔봉을 넘어 안양예술공원으로 내려오려고 했는데,
정상 부근의 아늑한 곳에 둥지를 틀고 우리밭에서 기른 신선한 무공해 쌈채소를 곁들여 점심을 먹고 나니,
상용이가 오후에 중요한 약속이 있다고 해서 시간이 촉박할듯하여 안양 관악산산림욕장 쪽으로 내려왔다.
40여년 지기들과 50대 중년이 되어 같이 등산하면서 옛날 이야기도 나누고, 직장과 사업 이야기,
그리고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보면 마지막에는 건강관리로 화제가 모인다.
오늘도 얼마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잘나가던 부장검사 강영권, 그리고 보름여 전에 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윤형이 동생, 그리고 노대통령 서거하던 날 같이 갔다는 인기의 동서 등 주변에 병으로 가는 친지들이 많다.
평소에 운동하고 몸관리 잘해서 건강하게 살다 9988 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2-3일 앓다 죽는다) 다짐.
관악산 육봉의 국기봉 조금 못미치는 지점에서 커다란 바위덩어리 사이에 서있는 코끼리 한마리를 발견했다.
자주 지나다녔던 곳이지만 과천 정부종합청사(현충일이라 조기가 걸려있다) 뒷산인 관악산, 오늘 우리가 올라야 할 목표지점이다.
국사편찬위원호와 중앙공무원교육원 사이에 있는 샛길로 오르는 관악산 등산코스
계곡이 있어 등산로 초입에 나무다리가 있어요.
문원폭포로 가는 계곡에 가뭄이 심해 물이 말랐네요.
문원폭포 바로 아래 표지판, 연주암으로 가려면 오른쪽으로, 육봉으로 가려면 왼쪽으로
문원폭포의 물줄기가 너무 가늘어 안스럽네요.
문원폭포 아래에서 기념촬영, 폭포 오른쪽에는 도닦는 여인이 열심히 치성을 드리고 있데요(사진 생략).
우리 등반대장 강인기, 대구에서 주말마다 서울로 올라오는 주말부부, 금슬 좋은 모습 보기 좋지요?
숲이 우거졌지만 올라갈수록 드러나는 바위가 점점 많아집니다.
평소에 등산 안한 사람은 난코스를 만나면 점점 부담스러워지지요.
커다란 바위덩어리가 멋져요. 이름을 붙여줬으면 좋겠는데, 적당한 형상이 떠오르지 않네요.
모자 벗으면 백발에 머리가 없어 노교수로 불리는 저술가 김병윤, "아 힘들다...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해?"
등반대장 강인기, 날렵한 폼이 난코스도 거침이 없네요.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오르막이 장난이 아니네요.
가파른 바위길을 타고 오르다 보니 먼발치에 과천의 중앙공무원교육원과 안양시내가 내려다 보이네요.
이제 정상의 국기봉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위를 쳐다보면 멋있어요.
사람처럼 서있는 코끼리 형상을 좀더 가까이서 잡아 봤어요. 어찌 보면 개 같나요?
한짐 가득한 인기의 배낭 속에는 음식물 뿐만 아니라 로프까지 있어요.
전망 좋은 바위에서 점심을 들고 있는 팀을 보니, 쌀 가공품 즉석요리인 '참 맛있는 카레밥'이 요리되고 있네요.
이 젊은 산꾼들은 코끼리 바위를 타고 넘어 이렇게 어려운 코스를 자유자재로 넘네요. 5년만 젊었어도 한번 해보는건데...
로프도 없는데 이렇게 걸어서 하늘로 올라가는 이들도 있네요.
찍사인 필자도 국기봉을 배경으로 흔적을 한장 남기고...
저 바위는 바람불면 굴러 떨어질 것처럼 아슬아슬 하네요.
태극기 걸려 있는 고지가 바로 눈앞에 다가왔어요.
우리의 자랑스런 등반대장 강인기, 쉬운 길도 있는데 어느새 어려운 길로 다 올라가버렸어요.
옆으로 돌아와도 되는데 이런 바위를 그냥 타고 넘는 젊은 아낙도 있네요.
어려운 길만 골라서 다니는 것이 취미인가 봅니다. 조금만 더 젊었으면 따라해 볼것같은 의욕이...
'관악산도 식후경', 정상 부근의 아늑한 그늘을 찾아 얼음막걸리로 목도 축이고, 우리집 텃밭에서 가꾼 쌈채소도 풀어놓고...
태극기 휘날리는 정상에서 기념촬영, 내가 들어간 사진은 인기가 삼일회 카페에 올리겠지?
이 바위는 돼지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사람같기도 하고... 뭐라고 이름 붙이면 좋을까요?
국기봉 정상 부근에서 보니 삼성산도 보이고, 청계산, 모락산, 수리산도 잘 보여요.
자라가 가파른 내리막길로 기어서 내려가는 것같기도 하고... 아무튼 희한한 바위가 많아요.
바위틈에서 자란 기가 막한 자연산 소나무 분재(?)
우리의 자랑스런 친구 김병윤, 며칠전 보수집단의 아성을 낱낱이 파헤친 여섯번째 저서 '대한민국의 판도라 상자를 열다'를 냈는데, 할아버지같지만 쓰레기 줍기도 잘한다.
관악산 산림욕장으로 하산하니 안양 관양동 현대아파트 부근이었다. 시내버스로 과천으로 가서 차에 걸어두었던 옷으로 갈아입고, 서울대(관악) 연구공원 컨벤션홀에서 있는 동료직원 혼사에도 다녀왔다.
* 이 기사가 6월 7일 다음View '취미 베스트'에 올랐네요(쟁쟁한 블로그들과 어깨를 겨루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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