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농촌진흥청 소식

기술자 없이도 거북선에 덮개를 씌울 수 있나?

곳간지기1 2008. 2. 18. 18:49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 내정자께서는

 “기술자 없이도 거북선에 덮개를 씌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선, 사단법인 먹거리사랑시민연합(상임의장 최진호)은 ‘스타 농민’이라고 부르는 정운천 선생께서 농수산식품부 장관에 내정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해 마지않습니다. 한 때, 키위묘목 수입상에서 5년 5개월 동안 전남 해남의 농촌현장의  비닐하우스 속에서 먹고 자면서 키위를 키워 성공했다는 농민 출신 정운천 장관 내정자를 우리 농어민들이 모두 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


정운천 장관 내정자는 농업이 1차 산업이지만, 2차 산업으로 가공하고 3차 산업으로 효율적인 유통구조의 합리화를 통해 유통마진을 최소화하여 농민들의 소득을 극대화하자는 의미로서, 농업은 독창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6차 산업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기대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정운천 내정자는 “거북선의 핵심은 덮개를 씌운다는 ‘발상의 전환’이라고 지적하면서 목선에 비해 건조 비용이 2배 정도 더 들겠지만, 전쟁 수행능력은 100배의 효과를 나타냈다”고 강조하면서 ‘거북선 농업’을 주장하여 초등하교 사회 교과서에 ‘신지식 농업인’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운천 내정자는 “어디서 거북선에 덮개를 씌울 기술자를 구할 것인가?” 묻고 싶다. 또한 지난 2005년 인터뷰에서 “농산물 개방이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우리 자연여건과 첨단기술을 활용한 차별화, 고급화 전략만이 살 길이다”라고 강조했다는데, “어디서 첨단기술을 활용할 것인지”도 묻고 싶다.


대통령 인수위원회는 농촌진흥청을 끝까지 퇴출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통일부도 살리고 여성가족부도 살리면서 힘도 없고 돈도 없고 배경도 없는, 그래서 빚만 수천만 원씩 짊어지고 연명하고 있는 가장 불쌍한 농민의 버팀목인 100여년의 전통을 가진 농촌진흥청과 여기에 해양수산부만을 퇴출하겠다는데, “무슨 재주로 덮개를 씌울 기술자를 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국회의 장관 청문회에서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정운천 내정자께서 농수산식품부 공무원 중에서 “거북선에 덮개를 씌울 기술자를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우리 농어민들의 마지막 희망사항인 농촌진흥청과 해양수산부를 살리도록 소신 발언을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농어촌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사실도 아울러 지적하고 싶다. 이에 대한 판단은 정운천 장관 내정자의 몫이 될 것이다.


출처 : 먹거리사랑시민연합(www.lifes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