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프면 소리조차 못내지요"
마음의 눈을 뜨면, 외진 곳이 보입니다.
영혼의 귀를 열면, 흐느끼는 소리가 들립니다.
손을 내밀면, 손잡아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가슴을 열면.. 한맺힌 소리를 들어 달라, 고개를 파묻습니다.
자살 직전의 사람들은.. 반드시 살고 싶다는 신호를, 마지막까지 누군가에게는 보낸다 합니다.
그러나, 그 신호마저 끊어진 상태로, 피투성이 된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살아 있어야 한다고, 격려하고 붙잡아 주었지만..
붙잡는 손마저 뿌리치고, 힘없이 손을 늘어뜨린 사람들이 즐비합니다.
그래도, 문자 보낼 힘은 있었는데..
그래도, 문자에 답장 정도는 보낼 힘은 있었는데..
그래도, 아프고 힘들다고 더 이상 못살겠노라고 푸념할 기력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기력조차 없나 봅니다.
그렇습니다.
너무 힘들면, 울 힘조차 없습니다.
너무 아프면, 소리조차 못 냅니다.
너무 절망이 크면, 그냥 멍~ 해집니다.
간신히 밀고 올라간 바위 덩어리가..
고개 정상에서 다시 떠밀려 굴러 내려 올 때면, 차라리 굴러 내리는 그 바위 덩어리에, 눕고 싶은 심정이지요.
현재 삶의 무게도 그렇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들의 대한.. 두려움과 무게 또한, 만만치 않음으로..
기대 조차 없는.. 무력한 삶을, 어제와 같이 오늘도 살아야 하는.. 기구한 삶의 한복판에 서면, 아무 생각조차 나지 않습니다.
거절감의 상처..
사람에 대한 실망..
하나님의 대한 회의..
세상에 대한 원망의 뿌리가, 심층에서 뼈를 녹이는듯 함으로 솟구칩니다.
어디.. 안 그럴 수 있겠습니까?
남편[아내]에 대한 오래되고 뿌리 깊은 실망과 상처..
자녀들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
만성적인 경제적 빈곤..
미래에 대한 불확실..
가족간에 골깊은 불신과 분노..
현실적으로 감당해야 할 모질고 긴 여정..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건강에 대한 불안과 염려..
게다가.. 충족되지 않는, 영혼의 양식 충만하지 못한 교회 생활..
피하고만 싶은 대인관계..
아직 처리되지 않은 내면의 열등감, 억울한 감정, 분노, 숯덩이 된 쓴 뿌리 등
도대체..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왜 이렇게 된 건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수렁에서 빠져 나오려, 무던히도 애를 썼지요.
회복과 치유를 위하여, 온갖 방법을 다 써 보았지요.
사람도 찾아 갔었고, 하나님에게도 기댔었지요.
그러나 이제는.. 그런 시도마저도 포기한 채 꺼져가는 불씨가 되어 갑니다.
이렇게.. 내 인생이, 여기서 끝나는구나 라는, 허탈감 속에 살면서도..
그래도.. 누군가 나를 도와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찌할 수 없습니다.
어디 가서 시원한 예배라도 드리고, 뜨거운 말씀이라도 듣고, 원없이 기도라도 하고픈데.. 그것마저 여의치 않습니다.
남들 앞에서는.. 안 그런 척, 이렇게 저렇게 위장하고 포장하지만, 홀로 있을 때면..
서글픔과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이렇게 한해가.. 또, 속절 없이 지나고 있습니다.
혹자들에게는.. 설레는 송구영신이지만, 아직도 누군가에게는.. 풀지 못한 숙제를 끌어안고, 힘들어하는 학생처럼..
새해가 다가옴이.. 오히려 부담이 되고, 슬픔이 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나 하나 힘든 것은 괜찮은데, 내 주변에 있는 사랑하는 가족들이, 이런 저런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차라리 고문입니다.
바울이 타고 가는 배가.. 유라굴로 광풍을 만났듯이, 미친 바람은.. 내 가족을, 그리고 나를.. 세차게 몰아칩니다.
내 힘과 노력으로는.. 도저히 빠져 나올 수 없는, 그런 광풍이 불어.. 이제는 좌절도 친구가 됩니다.
문제도 알지만, 해답 또한 잘 압니다.
그러나 이제는.. 깨닫고 아는 힘만으로는, 버틸 수 없습니다.
그것이, 문제입니다.
모든 인생의 문제는.. 영으로 풀어야 하고, 영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문제의 배후와 실체를, 꿰뚫어 보아야 합니다.
영혼이, 잘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교회마저도 대안이 안될 때..
예배가 해답이 안될 때..
목회자가 힘이 안될 때는.. 정말 속이 상합니다.
성도들의 아우성이 유난히 많았던 올해.. 교회들과 목자들은, 유난히 비본질에 집착을 보였던 것 같습니다.
교인들은, 피투성이로 살아가는데..
교인들은, 문자 한통 보낼 힘도 없는데..
교인들은,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울고 있는데..
그 누구도, 돌아보지 않음은.. 어쩜입니까?
이런 사람들의 울부짖음과, 구호 요청이 쇄도했던.. 한해를 돌아봅니다.
새해에는.. 하늘목장과 소망교회가, "요셉의 창고"같은, 역할과 리더십을 더 많이 감당했으면 좋겠습니다.
'생활의 단상 > 하늘목장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티 대지진이 주는 메시지 (0) | 2010.01.18 |
---|---|
깨닫지 못하는 마음이 이미 심판 (0) | 2010.01.11 |
그래요 맞아요 당신맘 다알아요 (0) | 2009.12.28 |
다름과 틀림의 차이 [하늘목장] (0) | 2009.12.22 |
동굴에서 부르는 노래 [하늘목장] (0) | 2009.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