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농촌진흥청 소식

농촌진흥청 폐지반대 여론 비등 (박평식)

곳간지기1 2008. 2. 3. 03:00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1월 16일 이후 전국각지의 농민단체, 농어민들뿐만 아니라 농과대학 교수, 자연과학계 인사, 농림수산 관련 학회, 언론기관, 소비자단체, 농어촌 목회자, 우리나라의 식량안보와 장래를 걱정하는 의식 있는 도시민들까지 나서 대다수의 국민이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농림수산 연구기관의 폐지와 민영화에 대하여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왜 인수위와 한나라당만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까?

 

TV나 중앙지 등 일반 언론에서는 통일부, 과기부 등 대부처 통폐합 문제만 주로 다룰 뿐, 농촌진흥청과 산림,수산과학원 폐지문제에 대해서는 입다물고 있습니다만(인수위의 위세에 너무 떨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이 어떤 세상입니까 ? 세계최고의 IT기술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은 인터넷 천국입니다. 반대의견을 듣기 싫어하는 인수위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다음이나 네이버 등 흔한 사이트에 들어가 '농촌진흥청' 또는 '농림수산 연구기관 폐지반대' 라는 단어만 쳐보시면 네티즌들의 여론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거창하게 식량안보를 논하거나 국제 유가와 곡물수급 동향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농업에 대한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농업 농촌을 위해 어떤 선택이 옳은 것인지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350만 농어민의 절망과 탄식의 소리를 익히 듣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농림수산업 연구를 수익성이 없다고 국가에서 책임지지 않고 민간으로 떠넘기는 나라는 지구상의 어디에도 없습니다. 인수위가 모델로 삼았다는 일본의 경우에도 오랜 준비과정과 5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세계최초로 모험적인 농업연구기관의 민영화를 추진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우수인력이 대거 대학 등으로 빠져나가고 예산확보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노출되어 다시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농업은 어려운 여건에서 FTA 등 시장개방의 소용돌이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영세소농 시스템에서 개방환경을 극복하려면 생산비 절감에 의한 가격경쟁도 한계가 있습니다. 오로지 기술농업으로 세계최고의 품질과 안전성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농업기술개발의 유일한 기관을 국가기관에서 폐지하여 민영화한다면 그것이 가능한 일이겠습니까 ? 출연기관으로 간다지만 기업이나 농업인 누가 농업연구에 연구비를 내겠습니까 ? 처음에는 정부예산으로 대준다지만 그것이 얼마나 가겠습니까? 그래서 연구의 효율성이 올라가고 국가경쟁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 ? 그것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아무쪼록 현명한 결단으로 잘못 끼워진 첫단추가 바로잡아지도록 인수위와 당선자의 중대한 결단을 바랍니다. 해당조직은 물론 350만 농업인이 궐기하여 반대하고 전혀 실효성도 없는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제고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불행한 일이니 돌아서 주시기 바랍니다. 효율성이라는 개념을 잘못 적용하여 억지논리로 농진청 폐지를 주창하는 것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일입니다. 국민을 섬기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하신 당선인께도 크게 누가 될 것입니다. 

 

개혁의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숫자놀음에 너무 집착하여, 합리성이나 신중성이 결여된 채로 여론을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밀어부친다면, 당선인이 역사에 남는 위대한 지도자가 되는데도 치명타가 될 것이고, 당장 눈앞에 닥친 총선에서도 큰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근시적인 안목으로 보지 마시고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반드시 재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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