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 폐지(어느 세 사람의 이야기) [74]
- 국난극복
♠ 농촌진흥청 폐지 출연 연구기관화란 잔혹한 발표에 대하여... ♠
-- 어느 힘없는 연구사의 아내가 --
공무원인 남편을 만나 국가의 녹을 먹고 산지 12년. 말이 연구사지 농사꾼이나 다름없는 남편의 직업. 그 흔한 양복과 반짝이는 구두를 멀리하고 늘 허름한 평상복과 흙묻은 운동화. "나는 공무원이 아니라 농사짓는 농사꾼인기라" 검게 그을린 피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남편.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님 밭에서 일손 한번 거들 시간이 없었던 남편.
묵묵히 일선에서 하루하루를 성실히 일했던 남편의 지난 14년이 억울해서 눈물이 난다.
한달 중 반을 이름모를 골짜기 골짜기 농민들 찾아다니는 출장에 닳아빠진 신발 뒤축을 보면 뜨거운 눈물이 두뺨에 흐른다.
남편은 국가와 농민을 위해 십수년간 연구직을 천직으로 알고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도 감사하며 살아왔다.
2007년 정부기관 중 고객만족도 1위가 농촌진흥청이었다고 한다. 이런 기관을 어느 한사람의 독단으로 아무런 재고나 갈등 없이 폐지라니...
도대체 누구를 위하고 누구에게 희망을 주는 정부인지 모르겠다.
남편은 오늘도 비상사태라며 축쳐진 어깨로 출근을 했다.
7000여명의 공무원감축..필요하면 해야되겠지. 그렇지만 국민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충분한 의견수렴이나 고민없이 즉흥적이면서도 독단적인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농촌진흥청 폐지란 발표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이하 생략)
♠ 생태적 부채 이제 그만 - 농촌진흥청 폐지에 반대하며... ♠
-- 철학이 있는 어느 소시민이 --
수유 5동에서 '철학과 감동이 있는 소박한 저녁밥상'이라는 요리교실을 운영하면서, 먹을거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합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깃들어 있고, 한 톨의 밥에도 만인의 노고가 깃들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정직한 노동"을 한 농민들이 지은 '먹을거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입니다.
집에서, 요리를 조금이라도 해본 서민이라면, 시중에서 접하게 되는 쌀, 고기들이 어떤 음식인지 잘 알게 됩니다. (서민이 아니면 모르겠죠... 쓴웃음이 지어집니다)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유전자 조작 거친 미국산 칼로스 쌀과 너무 오래되어서 자국민은 아무도 먹지 않는 중국산 찐쌀이 시중에 판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미국에서 공장식 축산으로 광우병 소는 두말할 것도 없고, '항생제'와 '성장촉진제'가 범벅이 되어 있는 소고기를 접해야 하는 서민 한사람의 심정은 착잡하기 그지없습니다.
밖에 나가서 무엇을 사먹어야 할지 겁이 납니다.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의 몸을 구성할텐데, 다시 말해서, 우리가 먹는 먹을거리는 우리 몸과도 같습니다. 우리 몸을 "외국사람"에게 내주고, 도대체 무슨 일을 하자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한번 볼까요? 아이들은 이 땅에서 한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아토피에 걸려 고생을 합니다. 아토피로 가려운 피부를 긁으면 피가 나는데, 그걸 지켜보는 부모의 가슴은 미어집니다. (생략...)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께 드리는 글 ♠
농업농촌의 문제는 수 천년 동안 이어져 온 삶의 터전 위에 우리의 먹을거리와 수난의 역사와 민족적 정서들이 가장 밀접하게 내재해 있는 문제이기에 경제적 논리로서는 풀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난제라고 생각됩니다. 그들을 보듬어 안고 지극정성으로 가야만 사회가 안정이 되고, 그 기반 위에 국가의 안정적 발전과 선진국의 틀을 세우기 때문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민족의 뿌리와 정서와 혼이 결부된 문제이기에 국민들의 뜻을 묻고 올바른 방향을 잡아서 추진되어져야 할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져야 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350만 농어업인들의 대다수는 이번의 정부조직개편이 농어업을 포기하려고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은 가장 밀접하게 생활해 온 사람들이 농촌진흥청에 일하는 연구와 지도직 공무원을 일시에 정부출연기관화 하려는데 있다고 봅니다.
이들은 지금까지 농업정책, 행정부서에서의 선심성 각종 지원금이나 소득보전 지원금 등을 지원하는 일이 아닌, 차기 대통령님이 그러했듯이 직접 발로 뛰고, 농어업인들과 함께 현장에서 호흡하며 연구개발하여‘고기 잡는 기술’을 전수하는 일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차기 대통령님 !
왜 350만 농어업인들이 걱정과 우려를 하는지를, 다시 한번 청계천을 되살리는 일에서 보여주셨듯이 관계되는 농어업인들의 뜻을 물어 정부의 조직개편을 신중히 처리하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글을 드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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