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4월을 일컬어 '잔인한 4월'이라고 했던가? 누가 뭐래도 봄은 봄이다.
어느 날은 더웠다 어느 날은 추웠다 날씨가 변덕이 심하지만 이제 봄은 완연하다.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 주말마다 좋아하는 산행도 못하고 텃밭에도 오랫만에 나갔다.
겨우내 얼어붙어 을씨년스러웠던 텃밭도 봄이 되니 역시 봄내음이 물씬 풍긴다.
상추, 쑥갓, 열무, 시금치 등 여러가지 씨앗을 뿌려놓고 아내의 갑작스런 입원으로
아침 저녁 출퇴근 할 때마다 병원에 다니느라 2주 정도 나와보지 못하는 사이에,
어떤 것들은 쑥쑥 자라기도 했는데, 어떤 것들은 말라죽기도 하고 변화가 많았다.
비가 오고 나니 물기를 머금은 새싹들이 앞다투어 키크기 경쟁을 하고 있다.
일대일 제자양육 새벽모임에 다녀오다 텃밭에 들르니 아내가 벌써 나와 있었다.
수술을 해서 아직 몸도 성치 않은데, 병원에 있으면서도 텃밭이 걱정되었나 보다.
주말농장 3년차가 되니 이제는 애착도 가고, 특히 작년에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와
중국산 농산물의 중금속 농약파동 등을 겪고 나서는 우리집 식구가 먹을 채소는
직접 가꿔서 먹여야겠다는 사명감이 더욱 커져서인지 자나 깨나 걱정이다.
텃밭을 하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겨 작년까지는 10평 짜리 하나였는데,
어느새 옆자리가 하나 남았다고 그것까지 계약을 해서 20평이 되어버렸다.
감자도 심고, 고추 심을 공간도 확보해 두둑을 만들고 검은비닐을 덮어두었다.
유기질 비료를 넉넉히 주고 가꿔서 그런지... 모든 작물이 너무 잘 자란다.
상추, 쑥갓, 열무 등 각종 채소 씨앗을 직접 뿌려두었더니 싹이 나서 파릇해지고,
오늘은 '친절한 아저씨'가 오랫만에 나온 우리를 보고 배추 모종까지 주셨다.
그건 아파트 베란다에서 좀더 키워 다음 주에나 고추 심을때 같이 심어야겠다.
올해는 면적이 두배로 늘었으니 노동력이 좀 덜드는 작물들을 골라아겠다.
봄이 되니 사정상 2주 동안 못보는 사이에 쑥쑥 자라나고 있는 채소들
겨울철에 밭에서 보던 시금치보다는 순해 보이지만 이것도 시금치 종류 맞지요?
겨우내 움츠려 있던 부추도 이제 생기를 되찾아 가고 있네요.
이놈은 쑥 자라버렸네요. 잎사귀가 제일 커서 곧 뜯어먹겠어요.
쑥갓도 그새 많이 자랐네요.
일년 내내 먹어도 질리지 않는 상추도 뒤질새라...
이건 야생을 옮겨온건데 이름은 잘 모르겠어요.
밭둑에 크로바는 가꾸지 않아도 열심히 자라고 있는데...
고추 심으려고 만들어 놓은 두둑에 검은비닐을 덮어두었고, 감자도 세두둑
감자 싹도 씩씩하게 나오고 있어요. 작년에는 직경 14cm 짜리가 나왔는데...
이것저것 남아있던 씨앗을 직접 뿌리지 않아 구체적으로 잘 모르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열무?
나오면서 살짝 옆 두둑으로 옮겨가 보니 여긴 진도가 좀 더 나갔어요. 붉은 상추 색깔이 곱네요.
유기질 거름을 많이 주어서 그런지 상추 색깔이 아주 진합니다.
왼쪽 2두둑이 우리밭인데, 오른쪽보다 진도는 좀 늦었어도 금새 비슷해 질겁니다.
나오면서 보니 진도가 더 많이 나간 텃밭도 있네요. 점점 보기 좋아집니다.
비가 와도 흙이 흘러내리지 않게 나무판으로 두둑을 막은 집도 보인다.
우리 주말농장 뒷편으로 길이 나있어 광교 산림욕장으로 연결된다.
산림욕장으로 올라가면, http://blog.daum.net/psp727/7713666
완두콩을 줄맞춰 잘 심고 지주대를 세워서 덩쿨을 유인할 준비까지 완벽하게 해놓는 상농군도 있네요.
완두가 벌써 제법 많이 자랐네요.
비닐을 덮었다 벗겨 상추와 갓 등을 더 일찍 키운 밭도 있네요.
농사는 뿌린 대로 거둔다고 하는데 똑같은 땅에서도 가꾸기에 따라 결과는 다양합니다.
주말농장이 점점 풍성해지기 시작하지요?
농장주 휴게소 앞에는 이렇게 멋진 꽃도 피어있고요...
노지딸기도 몇포기 있어 꽃이 피었고, 일하다가 하나씩 따먹을 수도 있겠어요.
예전에는 수원(푸른지대)과 안양 딸기가 유명해서 고등학교 때 안양유원지 딸기밭에 간적도 있는데...
요즘은 딸기 재배가 대부분 비닐하우스로 들어가 노지에서는 보기 어려워졌지요?
산으로 올라가면서 보니 우리밭 위쪽으로도 선수들이 많네요.
여긴 봄배추가 벌써 상당히 자라 결구배추를 볼 때가 멀지 않은듯 합니다.
산림욕장 입구로 올라가다 뒤돌아 서서 주말농장과 아파트단지 쪽을 향해
* 주말농장에 관심 있으신 분들 여름 내내 볼거리 많으니 여기 놀러 오세요.
매일매일 아침 일찍 나왔다가 저녁 늦게 들어가니 잘 몰랐더니,
아파트 단지 내에도 예쁜 꽃들이 만발하여 한참 보기 좋습니다.
[참고] 주말농장 참여가구 이웃과 잘 지낸다
- 농작물 재배하며 부부의 대화시간도 늘어 -
농촌진흥청(청장 김재수)은 ‘도시민 영농체험의 정서함양 휴양기능효과 구명’ 연구를 통해 주말농원에 참여하는 가족들이 가족 및 이웃간 정서적 교류가 활발하다는 사실을 밝히고 농업·농촌 체험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서울, 경기 지역 소재 주말농원에 참여하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주말농원 참여에 따른 사회적 관계, 배우자와 대화시간 등을 조사한 결과, 주말농원을 통해 농사에 참여하는 가족이 이웃과 교류하는 정도는 3~4가구 41.6%, 5~10가구 25.5%인 반면, 농사에 참여하지 않는 가족의 경우는 3~4가구 37.6%, 5~10가구 16.9%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배우자와의 대화시간은 평일에는 별 차이가 없었으나, 주말의 경우 농사에 참여하는 부부가 대화시간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주말농원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의 42%는 성장시기에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없는 도시민으로, 작물 재배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보다는 농장주나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주말농원에서는 농장주가 밭갈이, 종자, 비료 등의 기반을 제공하고 있어 농사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없는 도시민이 참여하기에 큰 부담이 없다.
농촌진흥청 농촌환경자원과 김 영 연구사는 “주말농원은 도시민들에게 농작물 수확의 기쁨을 제공함과 동시에 가족과의 대화시간을 늘려주는 의미있는 체험공간”이라며, “이러한 활동을 통해 농업·농촌이 지닌 교육적 가치를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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