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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쌀 시판대비 브랜드화 유통전략

곳간지기1 2008. 4. 10. 22:03

수입쌀 시판대비 브랜드화 유통전략

[연구와 지도] 2005.01.

 

1. 쌀 품질관리의 중요성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우리 쌀 농업의 생존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과제이다.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상태로 시장개방은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욕구를 반영한 최고품질과 안전성 등으로 국내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쌀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품종․기상․토양․시비 등 생산관리도 중요하지만, 건조․저장․가공․유통 등 수확후(Post-harvest) 관리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품종이나 재배기술 등 생산과정은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는 수준이지만, 수확 이후 단계에서의 품질관리에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고품질화로 정책방향이 전환된 이후 농가의 양질품종 선택, 질소질 비료 줄여주기, 적기이앙․수확 등 재배관리는 크게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소규모로 분산된 미곡처리장(RPC)의 운영난과 건조․저장․가공시설 미흡, 산지의 둔갑, 품종․등급 등 품질정보 표기 및 관리가 미흡한 저품질 브랜드의 난립 등 유통단계에서 개선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2. 쌀 품질기준과 완전미 시스템의 확립

 최근 웰빙 바람과 함께 고품질 안전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쌀 품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조사결과(서울 주부 1,000명 조사, ’02인사이트리서치와 농촌진흥청 공동)를 보면 이러한 사실이 잘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이 쌀을 구입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① 잔류농약 정도(4.08점), ② 영양가 높은 쌀(4.07), ③ 쌀알의 모양(3.96), ④ 생산지, ⑤ 품질인증, ⑥ 품종 등의 순이었다. 쌀의 브랜드나 가격보다는 안전성과 품질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적으로 소비자가 외관상으로 이들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객관적인 쌀 품질판정 기준의 설정과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최근 포장양곡 표시제에 따라 쌀 포장지에 생산지, 생산년도, 품종, 도정일자 등의 표기가 의무화되었는데, 품종표시의 누락이 많을 뿐만 아니라 유명브랜드 표본조사에서도 품종의 혼입률이 5~67%로 높게 나타났다. 권장표시 사항인 등급도 특품․상품 등 일정한 기준 없이 매겨지고 있어 등급표시의 객관화가 시급하다. 앞으로 완전미 비율, 수분함량, 단백질 함량 등 품질요소의 표기 의무화와 위반시 제재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소비자의 외관에 의한 좋은 쌀 선정기준은 ① 윤기나면서 투명한 쌀(25.3%), ② 묵은 냄새가 없는 쌀(17.4%), ③ 싸라기가 없는 쌀(13.7%) 등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생산자는 소비자의 쌀 외관 선호도에 맞게 생산하고, 가공․유통 단계의 품질향상을 위해 저장․도정시설의 개선, 하얀 티(심복백), 싸라기, 피해립 등이 제거된 ‘완전미(Head rice)’ 유통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표 1>  소비자의 좋은 쌀 판단기준

순위

외관 판단 기준

밥맛 결정요소

쌀 구입시 고려사항

1

 윤기가 나면서 투명한 쌀  (25.3%)

 벼의 생산지   (22.7%)

 잔류농약 정도  (4.08)

2

 묵은 냄새가 없는 쌀      (17.4%)

 벼(쌀)의 품종 (21.7%)

 영양가 높은 쌀 (4.07)

3

 싸라기가 없는 쌀         (13.7%)

 쌀의 보관기간 (13.8%)

 쌀알의 모양    (3.96)

4

 타원형이고 길이가 짧은 쌀(11.4%)

 벼의 보관방식 (12.4%)

 쌀의 생산지    (3.87)

5

 하얀티나 얼룩이 없는 쌀   (8.3%)

 벼의 재배방식 (10.5%)

 품질인증마크   (3.73)

 * 쌀 구입시 고려사항은 5점척도 : 5) 매우 중요, 4) 중요한 편,

    3) 반반이다, 2) 중요하지 않은 편, 1) 전혀 중요하지 않음.

자료: 농촌진흥청, 쌀 품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 분석, 농업경영연구보고 72, 2003.2.


  한국쌀연구회의 연구보고서(’04.3)에 따르면, 작물과학원의 표준재배나 시중에 유통중인 쌀이라도 완전미로 비교했을 때는 한국의 ‘일품쌀’ 등이 일본의 ‘고시히카리’나 미국 캘리포니아의 ‘칼로스’ 등에 비해 밥맛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유통쌀의 평균적인 품질수준은 완전미 유통시스템이 확립된 미국, 일본, 호주 등이나 중국의 최상급 소포장 브랜드 등에 비해 외관상 품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최근 정부와 농업인, RPC 등의 노력으로 주요 브랜드 쌀(101종)의 품위 조사결과 완전미율이 ’00년 57.4%에서 ’01년 71.4%, ’02년 74.2%, ’03년 82.1%로 급속도로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미율과 가격과의 상관관계도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작물과학원, ’04). 이는 재배기술 측면에서의 노력과 더불어 RPC에 입형분리기․색채선별기 등 완전미 선별시설의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며, 지속적인 시설개선과 지원이 필요하다.


3. 쌀의 브랜드화 유통전략

  여느 재화와 마찬가지로 쌀도 일반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지 않으면 쌀의 판매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고품질 쌀 생산이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소비자들에게 홍보를 통해서 판매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쌀의 브랜드화가 매우 중요하다. 브랜드(Brand)는 ‘판매자가 자기 상품을 경쟁자의 상품과 구별하게 하는 이름, 용어, 표시, 상징 또는 디자인의 결합체’이다. 쌀의 브랜드 수는 총 1,200여개에 이를 정도로 이제는 쌀도 브랜드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풍광수토’, ‘청풍명월’ 등 도(道)단위 공동 브랜드가 4개, 시․군 단위 공동 브랜드가 95개이고 나머지는 RPC 또는 농가단위 개별 브랜드이다. 그중 품질인증이나 상표로 등록된 브랜드 비율은 10% 미만이며, 대부분 미등록된 임의 브랜드이다. 쌀의 브랜드 파워 분석결과 가장 높은 ‘임금님표 이천쌀(30.4점)’도 다른 식품(신라면 82.6, 해표식용유 80.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쌀의 브랜드 파워 제고를 통한 유통개선방안은 다음과 같다.


(1) 대표적 브랜드와 포장디자인 개발

  우선 지역특성을 반영한 대표 브랜드와 포장 디자인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권역별 또는 시․군 지역별로 공동브랜드를 개발하여 집중관리 및 홍보가 필요하며, 브랜드 및 디자인 평가를 실시하여 브랜드수를 대폭 축소조정 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 쌀의 성공적인 홍보효과와 판매전략의 성공으로 같은 지역의 여타 쌀 가격이나 인지도까지도 동반 상승하는 예는 많다. 경기지역의 ‘임금님표 이천쌀’이나 ‘대왕님표 여주쌀’과 같은 선두권 브랜드로 인하여 다른 경기미도 동반해서 높은 인지도 내지 수취가격을 얻고 있다. 전남 함평군의 친환경 농산물을 상징하는 ‘나비쌀’로 인하여 함평군의 다른 쌀이나 농산물도 친환경적인 농산품으로 재인식되어 효과를 보고 있다. 동시에 쌀 브랜드명과 함께 포장 디자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작업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여 경쟁을 유도하고, 브랜드 수를 축소조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 호감이 가는 포장디자인 개발이 요구됨은 물론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선택된 브랜드 쌀은 지역의 대표브랜드로 육성하고, 차별화된 생산과 판매로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한다.


(2) 브랜드 파워 향상과 RPC 구조조정

  고품질 쌀을 생산 가공하여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가격을 받고 거래가 되려면 최첨단의 RPC 시설개선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동시에 RPC 경영자의 전문경영능력 제고를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타지역 우수경영 RPC의 브랜드화 판매전략 등에 대한 벤치마킹 방안도 필요하다. 문제는 평범한 기존의 RPC는 전국 최고수준 그리고 수입쌀과 경쟁할 수 있는 고품질 쌀의 가공과 지속적인 브랜드 파워 향상에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기존의 많은 RPC는 낙후된 시설, 규모의 경제성 상실, 첨단장비와 시설의 결여 등 다양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표본조사 결과 어느 지역 69개 RPC당 쌀의 가공량은 평균 1.2만톤 수준에 불과하였다. 우리와 여건은 다르지만 호주의 경우 ‘쌀 생산자조합’이 직영하는 총 6개소의 RPC에서 평균 23만톤 수준의 쌀을 가공하고 있으며, 'SunRice'라는 공동브랜드로 등급을 다양화 하고 있다. 또한 저장시설과 가공시설을 지역적으로 안배하여 물류비와 유통비를 최소화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도 쌀 공장(Rice factory)의 개념으로 대형화와 시설고급화로 가는 추세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기존 RPC의 통폐합과 적정배치 등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품질관리를 위한 계약재배, 품종별 분리도정으로 혼입방지, 저온저장 및 완전미 선별 등 첨단시설의 도입으로 품질향상 역량의 업그레이드가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품질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브랜드 파워는 허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실제적으로 일본이 고품질 쌀을 우리나라의 고소득층을 겨냥해서 수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몇 개월이 지나면 일본, 미국, 중국 등의 자포니카 쌀이 우리 백화점이나 쌀 판매점에 진열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는 우리의 밥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고품질 쌀로 우리의 쌀 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애국심에만 기대는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대응보다는 과감한 RPC의 구조조정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3) 소비자 홍보 강화

  우수한 쌀을 소비자들에게 잘 알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홍보전략이 필요하다. 언론매체를 이용한 광고, 지역별 농산물 축제의 대중화와 전국적세계적 농특산물 축제 개발(예: 호주 Leeton의 쌀 축제 등), ‘Love米 캠페인’ 등 지속적인 홍보강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쌀의 전자상거래 실시를 통한 새로운 쇼핑문화로 소비자들의 생활편익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홍보와 판매망 확대로 쌀 산업의 활성화를 추구하는 방안도 있다(예; 천안 해드림쌀집; www.ssal.co.kr). 소비자의 안전성 정보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이력 추적시스템(Traceability)의 도입도 시급한 과제이다.

  수도권 대도시 소비자들에 대한 홍보를 위해 서울역이나 지하철역, 버스, 빌딩옥상 등에 광고물 설치, 출향인사 등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도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대도시의 백화점이나 대형매장과 물류센터 등에서 판촉행사 개최가 중요하다. 동시에 대표적인 브랜드 쌀의 소비자 체험수기나 이야기를 전국적으로 공모해서 시상을 하고, 우수한 소비자 가정을 초대하거나 지속적인 도농교류를 통하여 소비자의 저변을 파고드는 등 미래의 쌀 고객까지 확보하는 노력도 병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4) 유통 차별화 전략

  대도시의 주요 대형매장을 대상으로 판매협상 체결을 위해 다양한 창구의 가동이 요망되며, 그 외에도 도․농간 자매결연의 확대, 소비지와 생산지간의 직거래 확대 등을 추진할 필요도 있다. 주로 고품질로서 자신감을 갖춘 브랜드 쌀은 대형 백화점을 상대로 판매계약을 시킬 수 있도록 집요한 협상을 해야 하고, 중저가로 판매될 수 있는 쌀은 농협 연쇄점과 같은 곳을 택해서 유통시키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앞으로 수입쌀이 시판되기 시작하면 가격의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될 것이다. 고품질의 식품 안전성이 있는 브랜드 쌀 가격은 매우 높게 형성되고, 반면에 품질이나 맛, 안전성 면에서 특출하지 못한 경우에는 중저가로 판매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쌀의 품질차별화가 가격 차별화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최선을 다해서 대형 판매점과의 계약공급을 추구하면서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판매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 소비자들간의 체험담을 통해서 실질적인 홍보가 잘 이뤄지게 된다.

  또한, 가장 양호한 밥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공 이후 15일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가공 이후 15일이 지나면 리콜제를 실시하고, 15일 이내에도 소비자의 불만이 제기되면 지체 없는 리콜 또는 불만표시에 상응하는 사후관리를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고품질 쌀의 유통과 판매를 위해서는 RPC가 저온 저장시설을 잘 갖춰야 하고, 연중무휴로 가공을 해서 공급할 수 있는 고품질 원료곡의 확보가 전제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성공적인 판매는 궁극적으로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에 있기 때문이다.


4. 맺음말

  쌀 시장의 개방 폭이 점점 커지는 추세로 국제시장에서 우리 쌀의 가격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세계최고의 품질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품종육성과 재배기술 등 생산단계에서의 지속적 노력과 더불어, 가공․유통 등 수확후 관리의 중요성은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해외시장의 동향과 국내 소비자의 니즈(Needs)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기술개발과 정책에 반영하고, 생산자도 소비자의 애국심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시장지향적 경영마인드로 무장하고 적절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성공하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신뢰확보를 위한 사후관리 노력은 더욱 중요하다.


박 평 식․경제학박사/ 농촌진흥청 평가조정담당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