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식량안보 대응

'식량위기 다시 오나' KBS1R 인터뷰

곳간지기1 2009. 6. 10. 23:40

농협대학에서 '식량위기 시대 세계의 쌀 산업 동향'에 대한 강의를 마치고 오는데 전화가 왔다.

KBS 1라디오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의 내일 아침 프로에 식량위기에 대한 인터뷰를 하겠단다.

인터뷰 요지를 보내달라고 해서 질문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고 저녁 먹고 나서 축구중계도 못보고,

교회도 못가고...세계 곡물가격 동향과 최근 보도자료 이것저것 찾아보고 인터뷰 자료를 준비했다.

예상문제가 빗나가면 즉석에서 기지를 발휘해야 하는데 나머지는 평소실력에 맡기기로 하고... 

  

KBS 1라디오 ‘성공예감’ 인터뷰 - 식량위기 다시 오나?

 ㅇ 프로그램 :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 (2009. 6. 11(목) 08:40~08:52분)

 ㅇ 담당 : KBS 1라디오(FM 97.3, AM 711MHz, 윤남중/김호상 PD

 ㅇ 출연 :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박평식 연구관 

 

* KBS 라디오 다시듣기는 여기서 회원가입하고  http://tune.kbs.co.kr/program/program.php?pgNo=8

  다시듣기 http://www.kbs.co.kr/plan_table/channel/1r/index.html?pg_date=20090611&table=21 / 08:35 성공예감

 

 

[김방희 앵커] 어제도 저희 방송에서 소비자 물가의 심상치 않은 상승에 대해 짚어보았습니다만, 연관되어 있는 국제 농산물 가격 폭등세 역시 심상치 않은 수준입니다. 콩과 옥수수, 밀의 국제가격은 최근 8-9개월 사이 최고시세를 기록중이구요, 미국의 닭고기 가격도 10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르고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가 매일 대하는 밥상에 우리 땅에서 나는 재료는 얼마나 되는지, 과연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밥상을 받을 수 있을지, 가슴 한 구석이 서늘해지는 질문인데요. 우리나라의 농산물 자급도, 그리고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는 식량전쟁에서 우리 농업이 가야할 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박평식 박사 전화 연결합니다. 박평식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1. 먼저 우리나라 상황을 좀 알아보죠. 쌀, 콩, 옥수수, 밀 등 주요 곡물, 우리는 얼마나 자급할 능력이 있나요?

 - 재작년부터 세계 곡물가격 폭등으로 식량위기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 우리나라의 전체 곡물 자급도는 27.2%에 불과함 (사료용 제외시 51.6%)

 - 주식인 쌀은 자급하고 있습니다만, 밀 0.2%, 옥수수 0.8%, 두류(콩) 11.3% 등

   쌀을 제외한 주요 양곡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임.


2. 자급할 능력이 없는 곡물의 경우엔 수입선이 명확해야 할텐데요. 수입선은 주로 어느 나라이고 변수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 경지면적의 한계로 자급이 안되는 곡물은 안정적인 수입선 확보가 중요한 과제

 - 우리나라 전체의 식량 수입량은 연간 1,400만톤 정도 되는데(2008 양정자료),

   미국(52.8%), 중국(18.5%), 호주(8.4), 캐나다(4.5), 기타(15.8) 등 몇개국에 집중되어 있음. 

 - 밀은 미국과 호주, 캐나다, 옥수수와 콩은 미국과 중국에서 대부분 수입하므로 해당국가의 작황에 따라 매우 위험한 요소가 됨.

 

3. 경제위기로 어느 나라나 곡물 소비량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곡물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요?

 - 세계 식량의 공급량이 수요증가를 따라가지 못해 식량재고율이 작년초에 사상최저인 15%까지 내려갔다가 작황 호조와 소비량 감소 등으로 회복되고 있음.

 - 곡물가격이 상승한 원인1) 수요 측면에서 세계 인구증가, 바이오연료 수요 증가,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식량수요 증가 등

 - 2) 공급 측면에서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호주 남미의 가뭄, 유럽의 홍수, 사막화 등), 옥수수 등 바이오 작목으로의 작목전환,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수출제한 확산

 - 3) 금융위기와 세계경제의 침체, 투기자본의 곡물시장 유입 등 거시경제적 요인이 총체적으로 작용한 결과


4. 최근 장바구니 물가의 급상승이 서민경제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데요. 이렇게 국제 곡물시장이 들썩거리면 결국 서민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게 되는 거죠? 애그플레이션이란 용어도 사용됩니다만...

 - 주요 곡물가격의 상승추세를 보면 식료품가격 총지수와 같이 움직이고 있는데, 물가상승은 결국 서민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침. 농산물 가격이 물가상승을 주도한다는 뜻으로 “Agriculture + Inflation =  Agflation" ('07.4. 메릴린치 보고서)

 - 재작년부터 크게 문제가 된 세계 식량폭동의 실태를 보면, 필리핀, 방그라데시 등 아시아 국가, 세네갈,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아이티 등 중남미, 예멘, 파키스탄 등 중동지역 등 개발도상국과 식량부족 국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

 - 수출국들도 국내 물가상승을 우려하여 수출을 제한하는 자원민족주의 확산 추세


5. OECD와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현재의 식량위기가 장기화될 수 있다 라고 지적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세계 식량위기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 밀, 콩, 옥수수 등 2006년에 비해 2~3배 가량으로 사상최고를 기록했던 작년 5~6월에 비해서는 약간 떨어지고 있으나, 자포니카 쌀 가격은 여전히 톤당 1,200$ 수준으로 사상최고치를 유지하고 있음.

 - 식량 수출국인 선진국의 입장을 많이 반영하는 국제기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곡물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으나, 식량의 만성적인 수입국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여 철저한 대비가 필요함.

 - OECD-FAO도 최근 중장기 전망을 수정하여 세계적인 식량부족은 최소한 10년 정도 지속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므로, 우리나라도 식량자급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의 확대와 해외식량기지 개발 등 자구노력이 시급함.


6. 최근 러시아가 곡물과 관련된 카르텔, 일종의 곡물 OPEC를 만들겠다 라고 선언해서 세계 곡물시장이 출렁이고 있는데요. 곡물과 관련된 내셔널리즘의 가능성은 어떨까요?

 -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과 함께 독립국가연합(CIS) 3개국이 ‘흑해 곡물 블록’ 창설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석유수출국기구(OPEC) 같은 곡물 카르텔 결성 움직임에 대해 미국과 EU 등에서 강력 반발 움직임.

 - 작년 5월에도 태국 총리가 베트남, 미얀마 등 인접국가와 쌀수출국기구(OREC) 결성을 추진하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발여론에 부딪혀 수면 아래로 잠수

 - 곡물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한 이러한 움직임을 계속 제기될 가능성이 크며, 실제로 수출 제한조치를 하는 나라는 계속 확산되고 있음.

 - 돈이 있어도 식량을 구입할 수 없는 시대가 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7.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와 보면요. 먹을거리 주권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는 주권을 서서히 빼앗기도 있다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농산물의 자급자족 실현이나 해외농업기지 건설, 농업외교 등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식량 확보를 위한 장기적 과제를 좀 짚어 주신다면?

   [FAO는 ‘자국민에게 만족할만한 품질의 식량을 필요한 시기, 장소에서 입수가능하고 이러한 것을 보증할 수 있는 상태를 식량안보’라고 규정하고 있음]

 - 국민의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식량주권'의 확보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국가적 과제인데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미흡함.

 - 현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식량자급율의 정책목표를 상향조정하여 정책의지를 강화하고, 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충해야 함.

 - 자급하는 쌀은 가공용 등 다양한 용도개발로 밀가루 등 수입곡물을 최대한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밀과 콩, 옥수수, 잡곡, 청보리 등 부존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제2녹색혁명 프로젝트 실현에 총력

 - 국내 경지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농업기기 건설로 비상시 식량확보 노력 강화 :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연해주, 몽골 등 타당성 분석(출장)과 외교적 노력 강화

 - 농업기술 인력의 해외진출로 세계의 식량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우량품종과 재배기술, 농자재 등 수출로 국가브랜드도 향상하는 일석이조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