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MBC TV [뉴스와 경제] 프로그램 2008년 2월 28일 "뉴스초점" 생방송에 출연하여 "국제곡물가격 급등(애그플레이션 진단)"을 주제로 황 헌 앵커와 10분간 대담하였습니다. 생방송이고 많이 다루지 않았던 주제라 흡족하지는 않습니다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TV 생방송, 자주 나가는게 아닌데다 전날 퇴근시간 이후 갑자기 연락이 와서 당황했는데, 다른 사람에게 토스할 수도 없고 꼭 나가야 된다고 해서 부랴부랴 관련 신문기사 뒤지고, 세계 곡물가격 최근동향 살펴서 인터뷰 준비하느라 이것저것 고려할 여유도 없었네요.세계적인 식량위기와 '애그플레이션'은 중요한 시사 이슈이니 한번 클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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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곡물가격 폭등 관련 MBC-TV 대담자료> 2008. 2. 28.
● 황 헌 앵커: 최근 밀 등 세계곡물 값이 연일 급상승하면서 이른바 애그플레이션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각국의 물가상승 압박도 그만큼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농업경제학 박사인 농촌진흥청의 박평식 연구관으로부터 애그플레이션의 원인과 향후 파장 등에 대해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제가 지금 시청자 여러분께 모두에 애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대부분 아시겠습니다마는 혹시 아직 정확한 의미를 모르시는 분을 위해 애그플레이션이라는게 뭔지 소개를 좀 해 주시죠.
● 박평식: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최근에 생긴 신조어가 되겠는데요. 영어로 농업을 의미하는 애그리컬처(Agriculture)의 Ag를 앞에 붙이고, 인플레이션(Inflation)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가 되겠습니다만, 물가상승을 말하는데요. 애그인플레이션,농산물 가격이 오름으로써 다른 물가가 같이 올라가서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말합니다. 특별히 2007년 초부터 시작해서 세계 곡물가격 중에 특별히 밀과 옥수수,콩 이런 곡물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그때부터 다른 물가를 압박함으로써 애그플레이션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습니다.
● 황 헌 앵커: 밀뿐 아니라 콩,옥수수 이런 것들이 동반해서 급상승하고 있다,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요. 실제로 어느 정도나 올랐는지 수치를 갖고 계십니까?
● 박평식: 2000년대 들어오면서부터 세계적으로 곡물소비 증가가 계속 일어났고 생산은 불안정한 상황으로 빠졌습니다. 그래서 곡물재고가 크게 줄어들면서 곡물의 국제가격은 2년전 쯤부터 시작해서 2006년 후반부터 급등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별히 미국의 시카고 선물거래소(CBOT)의 월평균 가격동향을 보면, 2007년 1월 기준으로 2008년 1월까지 1년 동안 대두,콩인데요. 대두는 평균 95.8%가 올랐고. 밀은 79.9%, 그리고 옥수수는 25%,이렇게 대표적인 곡물들의 가격이 굉장히 많이 올라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앵커: 그러면 박사님,지금 곡물가격이 급증하고 있다,급격히 인상되고 있다,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요. 원인이 무엇인지 몇 가지 분석이 되는게 있습니까?
● 박평식: 물론 농산물가격의 상승에 대해서는 몇 가지 원인으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세 가지 정도로 나눠보겠는데요. 먼저 수요 측면에서 보고, 두번째는 공급측면의 요인을 보고, 그 다음에 거시경제 측면으로이렇게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겠는데. 특별히 수요측면의 요인이 장기적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첫째로 수요측면에서 보겠습니다. 중국이라든지 인도라든지 러시아 같은 신흥 성장국들,신흥 개발국들이 경제발전을 함으로써 국민소득이 증가되고 거기에 따라서 식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특별히 사료곡물,육류 소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사료곡물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게 첫번째 원인이고요. 수요측면에서 한 가지 더 살펴보면 바이오 연료,요즘 연료부족 때문에 바이오 연료 개발이 한창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는데요. 그쪽으로 곡물을 사용하다 보니까, 특히 옥수수 같은 곡물은 바이오연료 쪽으로 많이 사용하다 보니까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한 측면이 있습니다.
두번째로 공급측면에서 살펴보면, 지구온난화 등으로 최근에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상이변에 따라 곡물생산량이 급격하게 감소함으로써 예를 들면 작년,재작년 같은 경우에는 호주에서는 강수량이 많이 부족해서 벼 재배가 20만ha 가까이 되던 것이 1,2년 사이에 10분의 1로 줄어드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고, 유럽 쪽에서도 가뭄이라든지 홍수라든지, 이런 기상이변 때문에 곡물생산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 다음에 바이오연료 생산을 함으로써 그쪽으로 면적이 이동하니까 곡물생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그런 사정이 되고요. 그 다음에 최근에 식량자원주의가 확산되는 추세에 있습니다. 엊그제 뉴스에서도 보신 것처럼, 카자흐스탄에서 밀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를 하니까, 하루 사이에 국제곡물, 밀 가격이 25%나 급등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거시경제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미국이 작년부터 시작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현상이 나타남으로써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에서 2007년 9월부터 시작해서 연속적으로 5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하게 되었습니다. 금리를 인하하게 되니까, 글로벌 유동성이라고 하는데, 투자자본들이 곡물이나 원유라든지 이런 쪽으로 이동하다 보니까 가격상승을 가져오게 됐고요.
●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대략 보면,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고 기상이변 때문에 생산이 줄기 때문이네요. 그리고 거시경제 지표상으로 봤을 때도 미국의 금융위기가 이러한 패턴을 만들었다,이런 말씀인데요. 최근의 동향은 좀전에 카자흐스탄 말씀도 하셨습니다만, 러시아와 중국이 자국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밖으로 수출하는데 높은 관세를 붙인다,이것은 그만큼 우리도 식량을 자급해야 되는데 너무 많이 수출만 해서는 안 된다는 그런 게 있겠죠. 그게 당연히 국제시장에서 가격인상을 유발했겠군요.
● 박평식: 잘 아시는 대로 1973년에 세계적인 식량파동이 있었습니다. 그때 미국이 적대국가였던 소련연방,지금 러시아가 되었습니다마는 소련연방에 식량수출을 안하겠다는 금수조치를 함으로써 소련이 굉장히 많은 애를 먹었었죠. 그런데 최근에는 러시아가 작년이 되겠습니다만, 보리라든지 밀 같은 곡물에 각각 수출세를 30%,10% 부과를 함으로써 수출을 규제하기 시작했고, 가까운 중국에서도 금년부터 시작해서 쌀이나 옥수수,밀가루 등에 수출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고요. 그밖에도 남미의 아르헨티나에서는 옥수수, 밀,쇠고기 등의 수출한도를 설정하고 자기 농산물을 외국에 제한적으로 수출하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곡물을 무기로 하는 자원민족주의는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 앵커: 그렇다면 연구관님께서 보실 때 우리 경제에 이런 국제곡물값의 상승이 어떠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십니까?
● 박평식: 곡물 가격이 상승하면 식품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게 되고, 그것은1차적으로 서민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최근에 동남아시아의 인도네시아라든지 방글라데시,중남미의 멕시코라든지 이런 나라에서는 가격이 상승함으로써,주식량 가격이 상승하니까 노동자들의 항의시위가 빈발하는 사태가 있었고요. 국내에서도 최근에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을 보면, 밀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1년 사이에 무려 140%가 상승을 했고, 콩도 86%,옥수수의 경우는 54%,이렇게1년 사이에 상당히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그리고 특히 농업분야에 많은 영향을 미쳐서, 주로 수입곡물에 의존하는 사료곡물 가격이 올라감으로써 배합사료 가격이 평균 30% 이상 올라서 축산농가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습니다.
● 앵커: 우리나라는 그래도 주식이 쌀 아닙니까?그래서 쌀은 자급률이 거의 100% 가까우니까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 할 수도 있다,이런 생각도 드는데 어떻습니까? 앞으로 이렇게 국제곡물가격의 고공시대에 우리 정부가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요?
● 박평식: 국제곡물가격을 예측하는 기관들은 여러 군데 있습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라든지 FAO(UN 식량농업기구),그런 국제기구가 있고, 그리고 미국의 파프리(FAPRI), 호주의 아바레(ABARE) 같은 그런 기관에서 많은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 일부 기관에서는 긍정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하는 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특히 단기적으로는 가격상승이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별히 최근에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구온난화 현상은 지금 단기간에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신흥개발국가들의 수요확대는 계속되고 있고요. 그 다음에 바이오 연료에 의한 수요증대라든지 유가상승이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요인들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곡물가격의 상승은 지속되리라고 보이고, 특별히 우리는 비관적인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합니다.
● 앵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평식: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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