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배낭에 지고 등산하는 광경을 본 어떤 할머니 왈,
"요즘은 애를 남자가 업고다니니 여자들은 거저먹기네"
지난 달에는 추석연휴도 있고 친지 결혼식, 체육대회 등 토요일마다 행사가 있어 우리 등산팀이 산행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어제 모처럼 등산팀 몇사람이 모여 8월초에 처음으로 갔던 안양의 관악산 산림욕장에 다녀왔다. 그런데 작년에 할아버지가 된 우리 등반대장님 아들 부부가 모임이 있어 어디 가느라고 딸아이를 어른들에게 맡기고 떠났다고 한다. 워낙 산행을 좋아하는지라 돌잡이 아이를 데리고 등산을 하려니 그에 맞는 최신장비를 도입하였다. 등산장비인지 아니면 유아용품인지 잘 모르겠지만, 등산용 배낭도 되면서 아이를 업을 수 있는 신종 배낭을 20여만원 가까이 주고 구입했다며 그걸 가지고 오셨다.
손주를 배낭에 태우고 관악산 국기봉을 오르다 보니 처음에는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던 아이가 금새 아주 편안하게 잘 적응하였다. 한참을 오르다 제1전망대에서 보니, 또다른 젊은 부부가 비슷한 장비에 아들을 지고 올라왔다. 그날 따라 처음 보는 장비를 메고 올라온 팀이 둘이나 되었다. 아이를 배낭에 지고 등산하는 광경을 본 어떤 할머니가 재미있는듯 물끄러미 쳐다보시더니 하시는 말씀,
"요즘은 애를 남자가 다 업고다니니 여자들은 애키우는데 거저먹기네"
"우리 애키울 때는 남자가 애를 업어주기를 하나, 기저귀를 빨아주기를 하나, 전부 여자 몫이었는데... 참 좋은 세상이야."
아이를 들쳐업고 산에 오르는 젊은 부부에게 할머니가 옛날을 회상하며 아주 부러운 듯이 한말씀 하셨다.
하임이가 처음에는 배낭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하더니 약간 불안한 자세를 취하고 있네요.
안양 공설운동장 지나 충의대(수도군단) 정문 앞에서 관악산 산림욕장으로 국기봉에 오르는 길
관악산 지킴이 장승
맨발로 걷는 길...관악산 정기와 흙의 지기를 직접 느껴보기
한참을 오르니 할아버지는 힘들어도 하임이는 금새 적응하여 자세가 안정되고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아무리 귀여운 손주라도 15kg 정도 되는 짐을 지고 오르막길을 오르자니 모자를 벗어들었습니다.
국기봉과 전망대로 오르는 길 이정표
제1전망대에 오르니 약간 더 가벼워보이는 배낭에 아들을 지고 온 젊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배낭을 내려놓으니 편안한 의자가 되었습니다. 아빠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할머니 표현대로 거저먹기로(?) 올라온 엄마도 만족스러운듯 아이를 보고 있습니다.
등산장비인지 유아용품인지 잘 모르겠지만 배낭을 내려놓고...
자유의 몸이 되어 활짝 웃는 하임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손녀를 대견스럽게 바라보시는 젊은 할머니
해방감을 누렸으니 하임이 이제 다시 배낭에 들어가야지? 들어가기 싫은데...
"허허, 늦둥이 딸인지 알았더니...손주로구먼...할아버지 할머니가 워낙 젊어서"
배낭에 타고 가도 좀 힘들었나 봅니다. 하임이가 코~~ 잠이 들었어요.
신림욕장 입구의 전통가옥 주막, 지붕 위에는 박이 달렸네요.
충의대 정문 우측 100m "30년 전통, 신기마을 김씨네 옛날손두부", 손두부전골과 손두부보쌈, 콩요리 밥상이 일품입니다.
분위기도 끝내주니 가까이 계시는 분 꼭 한번 가보시기 바랍니다. 예약문의 031-387-0222, 010-5307-3670
처마 밑에는 수세미가 주렁주렁... 가을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감나무에는 감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어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 가을의 정취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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