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단상/건강과 유머

염치 없지만 병원에서 피서를

곳간지기1 2010. 7. 29. 08:41

 

여러분은 푹푹 찌는 한여름 찜통더위를 어떻게 이겨내고 계신지요?

나는 졸지에 '담석증'이라는 병증이 발견되어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

병상에 있으니 세상 일이 더 궁금해 뉴스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있다.

힘들기는 하지만 무선인터넷이 되는 노트북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폭염에 어차피 일하기도 힘드는데 넘어진 김에 쉬었다 가자는 마음으로

마음 크게 먹고 고난 가운데 나에게 주실 은혜를 생각하며 이겨내려 한다.

왜 내게 이런 고난이 왔는지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반성해 본다.

병원에 있어 일도 않고 움직이지 않으니 그래도 바깥보다는 시원하다.

 

병원에 들어와 보면 온통 환자 투성인데 밖에 있는 것만도 감사할 일이다.

링게르를 달고 병원 복도를 천천히 걸어다니며 다른 병실도 기웃거려 보고,

중환자실 입구에서 생명이 경각에 달한 환자 가족들의 안타까워하는 표정과

가끔씩 영안실로 옮겨져 나가는 환자들을 보며 인생무상을 느끼기도 한다.

 

어제 수술받은 환자의 신음소리 때문에 아침 일찍 잠이 깨어 밖으로 나와

식사시간을 피해 링거 거치대를 밀며 병원 뒷마당에 산책을 하고 들어왔다.

오늘 오후 담낭 수술을 앞두고 어젯밤부터 물 한모금 못마시고 금식하면서,

수술부위 면도를 하고 링거도 큰바늘로 바꾸고 환의도 앞뒤로 바꿔입었다.

 

어제 저녁에는 수술과정과 수술시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아내와 아이들까지 불러다가 자세히 설명을 해주고 동의 각서도 받아갔다.

의사의 설명대로라면 무섭고 두려워서 수술받을 사람 아무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최악의 상황이고 다들 수술받고 나가고 있으니 걱정을 말자.

  

 

"자비로운 사랑은 세상을 구합니다."

성빈센트병원 설립자인 빈센트 성인의 병원 설립정신이래요.

 

가톨릭대학교 부속 성빈센트병원

http://www.cmcvincent.or.kr/

 

'비상'이라는 제목의 조각작품, 절망에서 희망을...

 

병원 설립주체인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원'

 

가톨릭대학교 부속병원이니 병원 내에 성당도 있다.

 

간, 위장, 담도 등을 담당하는 소화기내과

 

"친절은 어려움을 해결해 줍니다." 성 빈센트 말씀

 

"미움은 다툼을 일으켜도 사랑은 모든 허물을 가리우느니라."

 

병원 현관에서 미술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아무것도 드시지 마세요". 수술 전이라 물 한모금도 못마시게 한다.

 

사지가 멀쩡하니 그래도 아직은 몰골이 괜찮네요.

 

'저지방죽', 3일 굶고나서 먹으니 이것도 감지덕지다.

 

 '저지방밥', 밥에 된장국, 김치, 생선, 사과 반쪽도 꿀맛이다.

 

내가 염려한다고 키를 한자라도 늘릴 수 있거나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걱정은 다 붙들어 매고...오늘 수술 받고 나오면 더 좋아지겠지.

치료의 광선을 비춰주시는 주님께 모든 염려를 다 맡겨버리고 담담하게...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 (구약성서 욥기 2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