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해외 여행/미국 & 유럽

창조과학의 관점으로 살펴본 미국서부 여행

곳간지기1 2020. 9. 3. 06:25

지난 가을 미국서부 여행을 다녀온 것이 마지막 해외여행이 될지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가끔 되새겨 볼 수 있는 추억이 하나 쌓여 웅장했던 캐년의 모습을 더듬어 봅니다.

코로나 사태로 보급에 어려움이 생겼지만, 올봄 "미래로 가는 농업" 책을 하나 냈기 때문에,

책에 먼저 들어가고 여행기 블로그에 올린다는 것이 차일피일 미뤄져 이제야 올라가네요.

 

□ 미국서부 창조과학 탐사여행

 

창조과학 탐사여행으로 그랜드 캐년을 가기 위해 LA행 비행기를 탔다. 사진으로만 보던 협곡을 가본다는 생각에 1년 전부터 준비하며 많은 기대를 가졌다. 먼저 LA에서 게티(Getty) 센터를 관람했는데, 거장들의 예술품을 한 자리에서 살펴본다는 기쁨보다 한 부호가 거액의 재산을 투입해 멋진 미술관을 짓고 무료로 개방한다니 그게 더 부러웠다. 버스에서 창조과학 강의를 들으며 모하비 사막을 통과해 윌리엄스까지 가면서 역시 미국은 큰 나라이며, 복 받은 나라임을 실감했다.

 

윌리엄스는 그랜드·브라이스·자이언 등 미국 3대 캐년 관광의 중심지이다. LA에서 40번 국도를 타고 동쪽으로 모하비 사막을 관통해 하루 종일 간다. 윌리엄스에서 1~2시간이면 다 갈 수 있기 때문에 여행자들이 숙박을 많이 하게 된다. 우리도 거기서 3일간 머물며 세도나와 콜로라도 고원지대를 둘러봤다. 버스타고 가면서 북미대륙의 지형구조, 인류의 기원, 진화론과 창조론, 나는 누구인가, 실험과학과 역사과학, 변이와 진화 등 창조과학 강의를 들으며 기대를 부풀렸다.

 

□ 콜로라도 고원에서 노아홍수 흔적을 찾아

 

첫날 아침 숙소 인근 교회에서 창조과학 세미나를 갖고, ‘뉴 에이지’ 중심도시이자 거대한 사암 수파이층으로 이름난 세도나에 갔다. 세도나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많이 살던 인구 1만 명의 작은 도시인데 자연환경이 너무 좋았다. 종 바위를 비롯해 곳곳에 솟아 있는 붉은 색의 거대한 암벽과 뉴에이지 문화예술로 유명하다. 버스 타고 지나며 성령의 돌, 명상 등 뉴에이지 문화를 설명하는데 체험이 없으니 잘 들어오지는 않았다. 자연현상에 압도되어 얼떨결에 지나왔는데, 갈수록 흥미롭고 기대가 커진다.


다음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콜로라도 고원에 올라, 천 년 전쯤 화산폭발로 생긴 선셋 분화구(Sunset crater)에 갔다. 당시 동물들이 어디론가 대피하는 조짐이 보여 주민들이 동물들의 행태를 이상히 여겨 따라서 대피하였다고 한다. 일시에 엄청난 위력으로 폭발해 화산재로 덮였고 분화구가 생겨났다. 지금도 화산재가 많이 쌓여 있는데, 일부는 서서히 회복되어 나무가 자라나 오늘날 주변 숲과 더불어 관광지가 되어 있다. 화산재로 덮인 동산에 산책로가 있어 화산 폭발 현장을 걸으며 체험하고, 벼락 맞은 나무와 분화구 등 자연재해의 위력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는 콜로라도 고원지대에 끝없는 사막이 펼쳐져 있다. 거기서 노아 시대 홍수로 그랜드 캐년 협곡이 생겼다는 흔적을 찾아 돌아다녔다. 드넓은 사막 한가운데 지구최대의 별똥별이 떨어져 생긴 운석구(Meteor crater)가 있다. 운석구는 성산일출봉처럼 직경 2백 미터쯤 되는 분화구를 형성하고 있는데, 호수였으면 운석으로 파인 흔적인지 밝혀내기 어려웠을 텐데 사막이라 다행이다. 대홍수로 커다란 호수가 터져서 그랜드 캐년이 형성되었다는데, 고원사막이 너무 넓어 상상이 잘 안 된다.


홍수로 거대한 물살이 급류를 이뤄 그랜드 캐년이 생겼다는 흔적을 찾아 콜로라도 고원지대를 며칠 둘러보았는데, 사막 한가운데 규화목 공원이 있다. 규화목은 홍수로 떠다니던 나무들이 화산폭발로 규소 성분과 결합해 썩지 않고 단단한 돌이 되었다는데, 고원에 지천으로 널브러져 있다. 규화목(Petrified forest) 국립공원에는 규화목이 보존관리가 잘 되어 있어, 야외에서 그냥 규화목들을 살펴볼 수 있다. 콜로라도 강 상류의 리틀 콜로라도 강(건천)을 건너가면 형형색색의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오색사막(Painted desert)도 있어 신비하기만 하다.

 

□ 노아홍수의 증거를 보여주는 캐년 탐방

 

창세기 시대 노아홍수의 증거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그랜드 캐년은 협곡 위쪽에 있던 2개의 호수가 빵 터져 거대한 탁류를 이루면서 기기묘묘한 형상의 협곡을 이루고 지층이 생겼다고 한다. 꿈에 그리던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니 과연 지상최고의 경관이라 아니할 수 없는데, 트래킹이나 래프팅으로 좀 더 깊이 느껴보고 싶었다. 남쪽 언저리(South rim) 마더 포인트(Mather point) 평지에서 바라보는 협곡의 평균깊이가 1.6km, 너비가 16~30km, 길이가 445km나 된다니 실로 대단한 규모이다. 전망대 주변에서 대충 둘러보고 데저트 포인트로 가서 다시 한 번 쳐다보고, 아쉽지만 버스타고 지나며 콜로라도 강 상류의 대홍수 흔적을 유심히 살펴본다.


그랜드 캐년의 형상을 보고 나니 홍수로 무너진 호수는 과연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안 된다. 사막평원이 된 콜로라도 고원의 운석구와 규화목 공원, 오색사막을 차례로 돌아보고, 물이 말라버린 리틀 콜로라도 강을 봐도 실감이 안 난다. 주변에 산이 없어 분지라는 생각이 안 드는데 커다란 호수였다니, 지질학적 설명이 언뜻 와 닿지 않는데,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보고 싶다. 노아시대 홍수로 이렇게 웅장한 협곡이 만들어지고, 창조 첫날 지층에서는 화석도 안 나오고 홍수로 탁류가 쌓여 생긴 새로운 지층에서는 화석이 쏟아져 나와 주변 가게에서 쉽게 살 수 있으니 지구적 대홍수는 짐작이 가는데, 물이 넘친 거대호수가 안보여 답답했다. 다음날 페이지를 거쳐 글랜캐년 댐을 통과해 높은 곳에 올라 보니 산도 보이고 Powell 호수도 보여 이해가 된다.


미국의 3대 캐년 하면 그랜드 캐년,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 캐년을 꼽는데, 그랜드 캐년은 깊고 웅장하다는 면에서 대표성이 있지만, 브라이스(Bryce) 캐년은 우선 색과 모양이 화려하고 섬세해서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있다고 한다. 남쪽에서는 더웠는데 해발 2,400미터가 되니 온도는 영하로 떨어졌지만, 화려함에 매료되고 빠르게 걷다보니 눈에 담고 사진 찍기도 바빴다. 브라이스 캐년의 장관을 더 깊숙이 느껴보기 위해서는 몇 군데 포인트가 있고 트래킹 코스가 있어 천천히 걸어봐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아쉬웠다. 단단한 바위도 아니고 붉은색(철분)과 노란색(리모나이트) 흙기둥이 수천 년을 저렇게 아름다움을 유지하며 무너지지 않은 것도 감사했다.


자이언(Zion) 캐년은 콜로라도 고원의 경계에 있는데, 붉은색의 약한 퇴적암석을 파고 들어간 가파른 수직절벽을 거느린 산으로 남성적인 매력을 지녔다. 남쪽을 통과하는 도로 양옆으로 가파른 절벽을 장식한 숲과 폭포, 멋진 사암 기둥 등 템플 같은 바위 피라미드가 흩어져 있어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오래 전에 뚫은 터널이 있고, 남서쪽 길가에 박물관도 있다. 이 지역을 개척했던 몰몬 교도들의 영향으로 자이언(시온)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사막의 계곡지역이 가진 풍부한 생태계가 인상적인 곳이다. 다른 두 캐년 사이에 있는 지층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사층리(cross-bedding)가 유명하다. 협곡 깊숙이 들어가지는 못하고 차타고 지나며 홍수의 흔적을 살폈다.

 

□ 아쉬움을 남긴 채 탐사여행 마무리

 

우리 교회에서 처음으로 추진한 창조과학 탐사여행은 네바다의 불야성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마무리하고 전원 무사히 귀국했다. 야경이 화려한 도심을 버스타고 통과한 것 외에는 라스베이거스의 명성을 느낄 수 없었지만, 한인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입맛을 회복하고 다시 열공 모드, 저녁과 아침 강의로 ‘항상 기뻐하라’는 결론을 얻고, LA로 버스타고 오면서 각자 소감을 발표했다.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며, 은혜를 나누고 삶에 적용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탐사여행을 통해 우리의 생활 전반에 들어와 있는 진화론의 영향력을 재인식하고, 창세기 노아홍수의 현장을 지질과학의 해설을 곁들여 돌아보며, 창조과학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일행 중 해외여행이 처음인 사람도 있었기에 빡빡한 일정에 적응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고, 연령차가 많아 어려움도 있었다. 헌신한 선교사의 열정은 놀라웠지만, 창조과학의 확장성과 탐사여행 진행에 있어서는 개선할 점도 보였다. 다음에는 방주 흔적을 찾아 아라랏산에도 가보고 싶다.

 

화려함을 자랑하는 브라이스 캐년
그랜드캐년의 비경을 배경으로 인증샷
노아홍수의 흔적을 잘 보여주는 그랜드캐년

* 사진보기 : 블로그 ‘농업은 생명창고’/ 미국여행 편  http://psp727.tistory.com

** 참고 : 박평식 저서, "미래로 가는 농업", 아트농, 2020.3.1. pp. 222-227에 수록됨.

 

* 책을 구입하실 분은 인터넷 서점 '알라딘' 검색하거나 직접 연락 주시면 보내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author/wauthor_product.aspx?AuthorSearch=@170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