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식량안보 대응

코로나 팬데믹으로 '식량위기론' 다시 부상

곳간지기1 2020. 4. 8. 07:00

 

'코로나19' 감염병이 세계적인 유행이 되니(팬데믹) 식량문제가 터지네요.

물류이동 시스템이 마비되자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쌀 수출국들이 수출을

제한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식량 수입국들이 식량위기를 우려하게 되네요.

 

일부 과장 뉴스라는 설도 있지만 식량안보는 유비무환이니 대비해야지요.

우리나라는 주곡인 쌀은 자급하고 있지만 옥수수, 콩, 밀 등 수입이 많지요.

사회생물학자 최재천 교수 칼럼과 '세계 식량안보 위협' 기사 참고하세요.

 

 "식량 확보" [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칼럼 568]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10여 년 전부터 쓰겠다고 공표해 놓고 여태 쓰지 못한 책이 있다. 식량(food), 에너지(energy), 물(water)에 관한 책으로 영어 첫 글자들을 묶으니 'FEW', 즉 '많지 않은' 이라는 뜻이 된다. 제목이 '끝내준다(fantastic)'며 미국 출판사로부터 출간 제안을 받았다. 환경 전문가들은 일찌감치 물 걱정부터 했다. 지구는 특별히 물이 풍부한 행성이지만 97%가 짠물이며, 나머지 3%에서도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은 기껏해야 1% 정도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석유와 천연가스는 50년, 그리고 석탄은 100년 남짓이면 고갈될 것으로 전망한다.

내가 식량을 에너지와 물보다 앞에 두는 것은 단지 제목을 멋있게 만들려는 의도 때문만은 아니다. 대부분 물과 에너지 문제가 심각하다고 여기지만, 나는 식량 문제가 훨씬 더 시급하고 충격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석유나 석탄을 구할 수 없으면 급한 대로 장작을 땔 수도 있고, 경제성이 문제일 뿐 담수화 기술은 이미 개발돼 있다. 하지만 식량은 대체가 불가능하다.

 

미래학자들은 한결같이 조만간 세계적 식량 대란이 도래할 것으로 예측한다. 그리고 그런 식량 대란이 닥쳤을 때 가장 곤혹스러워할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식량 해외 의존도가 가장 극심한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이기 때문이다. 세계화 바람을 타고 우리는 쌀과 달걀을 빼곤 거의 모든 걸 해외에서 사다 먹는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식량 수출을 금지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한 계획도 세워 놓았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서두르기 바란다. 유치한 발상일지 모르지만 바이러스 진단 키트를 지원해주며 식량 수입의 우선권을 확보하기 바란다. 가족은 멀뚱거려도 엄마는 최소한의 사재기를 해둔다. 국민은 멀뚱거려도 국가는 적절한 식량을 사재기 해둬야 한다.


[조선일보, 2020년 4월 7일]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521339?sid=110

 

 

[식량위기 기사] "코로나 팬데믹, 세계 식량안보 위협"

베트남 캄보디아 등 쌀 수출금지, FAO “4~5월 식량위기 예상” 분석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히커리시 인근 농장에서 한 농부가 콩을 수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로 전 세계 농업계가 타격을 입고 주요 농산물 공급 국가들이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식량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베트남의 쌀 수출금지가 계속되면 세계 쌀 시장 공급량이 10~15% 가량 줄어들면서 중국, 필리핀, 아프리카 등은 식량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 6위 식량 수입국인 한국의 식량자급율은 50% 미만이다. 특히 곡물 자급률은 더 떨어져 지난해엔 23%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쌀만 자급이 가능한 수준이고 옥수수 자급률 4% 내외, 콩 10%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식량 수출 국가들이 ‘식량 보호주의’에 돌입하면 농산물 가격 급등과 함께 축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

4월 1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외신 등에 따르면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5일부터 흰쌀과 벼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이미 지난 3월 24일부터 쌀 수출을 중단했다. 태국은 자국내 계란 수요가 3배 가량 급증하자 한달간 수출을 금지했다. 농산물 수출금지로 한 때 불안에 빠진 시민들이 사재기를 한 곳도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18일부터 2주간 국가봉쇄 결정을 내리겠다고 발표하자 인근 싱가포르가 일시적으로 식료품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도 3월말 모든 종류의 곡물에 대해 열흘간 수출을 제한했다. 자국내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가격 안정 차원에서 수출을 막은 것이다.

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식량 공급망을 유지하는 한편 식량 체계에 대한 팬데믹의 영향을 줄이지 않으면 식량위기를 겪을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FAO는 이 같은 식량 위기가 4월과 5월에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확대되고 있는 ‘식량 보호주의’ 역시 전 세계 식량위기로 번질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세계인들이 주식으로 사용하는 식량 공급이 충분하더라도 인력과 물류적 난제, 전략적 식량 공급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제한이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면서 식량을 무기로 하려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며, “식량 수입을 많이 하는 국가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센터장은 “식량수입이 중단될 경우 국내에서는 식품가격 급등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대량으로 수입하는 곡물들은 주로 사료로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라 축산업계에도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COVID-19) 비상" 연재기사]  김성배 김영숙 기자 sbkim@naeil.com 

 

[내일신문, 2020년 4월 1일] http://m.naeil.com//m_news_view.php?id_art=3453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