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국립 식량과학원

콩수확 일손돕기에서 훈훈한 농촌인심을

곳간지기1 2008. 10. 23. 07:18

 

 

강원도 화천 '친환경토종잡곡마을'에서 노력봉사

- 식량과학원 1사1촌 자매결연 마을에서 일손돕기 -

* 홈페이지 http://www.화천토종잡곡.kr

 

어제는 우리 식량과학원과 일사일촌 자매결연 마을인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오음리 '친환경토종잡곡마을'에 노력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아침 8시에 출발해 11시경 현지에 도착 바로 작업을 시작하고, 오후 4시반경에 작업 마치고 출발해 저녁 8시반이 넘어서야 돌아왔다. 돌멩이 투성이 산골짝 비탈밭 3,000여평에서 낫으로 콩 수확작업을 했다. 오랫만에 해보는 작업이라 만만치 않았는데, 자고 일어나니 팔다리와 허리가 욱신거린다. 우리 식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간장 된장을 만드는 콩 재배에 이렇게 힘든 작업을 하는데, 매일같이 이런 일을 하고도 수익성이 없으니 젊은이들은 다 떠나가고 노인들만 남아 있는 농촌현실을 보니 안스럽기만 하다.

 

멀리까지 찾아갔으니 나름대로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다 점심시간이 되자 작목반 회원들이 회장님 댁에 모여 손수 준비한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동네가 작아 30여명이 동시에 들어갈 식당도 없어 민폐를 덜 끼치기 위해 미리 현지에 부탁해서 준비한 것인데, 물론 점심값은 가는 길에 버스에서 1인당 만원씩 거둬 전달하였다. 최근 식량과학원에서 산간고냉지용 조생종 고품질벼로 개발보급한 운광벼로 가마솥에 군불을 지펴 지은 밥에, 전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개울에서 직접 잡았다는 모래무지 등 물고기로 끓인 매운탕은 정말 일품이었다. 땀흘려 일했던 피로가 일시에 달아나는 순간이었다.

 

토종잡곡 작목반 송임수 회장님 댁에는 젊었을 때 직접 심었다는 40년생 은행나무 암수 한쌍이 마당 가운데 있고, 큰 가마솥이 걸려있어 이런 일을 치루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토종 돼지고기 보쌈에다 메밀전병도 곁들여 지고, 가마솥에서 긁어낸 구수한 누룽지 별미까지...잊혀지지 않는 점심이었다. 강원도 산골짜기 동네의 넉넉한 인심과 시골아낙들이 손수 준비한 정겨운 밥상이 눈물겨웠고, 농촌인심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흐뭇했다. 서둘러 점심을 들고, 비오기 전에 예정된 나머지 작업량을 마저 해치우려고 다시 낫을 들고 밭으로 올라갔다. 정성스레 준비한 시골밥상을 받고 나자 직원들이 힘이 나서 오후에는 더욱 열심히 일을 했다. 가는 길에 오봉산 고개를 넘어가다 보니 벌겋게 물든 단풍도 좋았고 보람있는 하루였다.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오음리 돌멩이 투성이의 산비탈 콩밭에서 수확작업 

 

  일사일촌 자매결연 마을이라 4년째 개근한 직원도 있고, 다들 내일처럼 열심입니다.

 

  송임수 회장님 댁에서 점심식사 후 마당가에 피어있는 꽃백일홍 옆에서 망중한

 

  토종잡곡마을 송회장님댁 마당에서 기념촬영 

 

  트럭에 몸을 싣고 짐짝이 되어 산비탈 밭으로 콩베러(꺾으러?) 갑니다.

 

  콩밭인지 돌밭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습니다. 기계로는 도저히 작업하기 어려워 소쟁기로 갈았다는데...

 

  오랫만에 해보는 낫질이지만 점점 익숙해집니다.

 

  작목반장님 댁에서 정성껏 준비한 점심을... 마당에 40년 되었다는 은행나무가 인상적입니다.

 

  마당에 야생국화도 색깔이 가지가지입니다.

 

 여유있게 쉬면서 갑자기 몰려든 손님들을 구경하고 있는 마당 주인장

 

  은행나무 아래 가마솥에서는 밥과 자연산 매운탕이 끓고 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즐거운 점심시간입니다.

 

  마당에 펼쳐진 식탁엔 음식도 푸짐하고 인정도 넉넉합니다.

 

  즐거운 식탁 한켠에 제 얼굴도 슬쩍 보이네요. 

 

  가마솥에 끓인 매운탕이 40명 이상이 먹었는데도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느라 조반이 부실했는데, 매운탕을 배불리 먹고나니 여유가 있어 배단속을 못했네요.

 

   마당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국화? 향기가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