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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업에서 경쟁력 있는 산업은 없는가? (박평식)

곳간지기1 2008. 1. 31. 19:41

한국농업에서 경쟁력 있는 산업은 없는가? (농어촌선교신문 0605)


 야외로 나가면 언덕배기에는 복숭아꽃, 배꽃이 오고가는 이들에게 시골의 아름다운 풍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 들녘에는 이제 막 모내기를 끝낸 후 무더위를 견뎌내고 풍성한 가을을 맞이하기 위하여 어린 벼들이 자라고 있고, 하얀 비닐하우스에서는 한 여름에나 먹을 수 있던 오이, 토마토와 아름다움과 향기를 제공하는 장미, 백합들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마을 골목길을 거닐어 보면 축사에서 나는 가축의 오물 내음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정겨운 시골의 풍경이지만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들의 마음은 희망적이거나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참외와 토마토 사이에 진열되어 있는 미국산 오렌지, 필리핀산 바나나, 칠레산 포도를 바라보면 별로 어색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상점의 진열대에 놓여 있어야할 우리농산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 해 타결된 DDA협상으로 미국산 캘로스쌀이 현재 시판에 들어갔고, 조만간에 중국산, 태국산, 호주산 쌀도 시판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외국산 쌀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지만 가격인하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어 쌀농사에 매달리고 있는 농업인들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산 쇠고기, 뉴질랜드산 돼지고기 등 축산물은 쉽게 찾을 수 있으나 국내산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가격도 높지만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판매처를 찾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입 농산물이 범람하고 있지만 국내시장에서는 아직도 품질에서 경쟁력이 있고, 수출시장에서는 품질 못지않게 가격경쟁력이 있는 우리 농산물이 과채류와 화훼류이다. 특히 이러한 작목은 농산물 시장개방에도 국내시장에서 품질과 가격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일본시장에서도 가격과 품질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일본은 시설원예 재배면적이 매년 1천ha이상 감소하고 있으며, 연간 수입물량도 80만톤 정도 되고, 매년 수입량이 증가하여 2010년에는 100만톤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도 세계최대 농산물 생산국이지만 경제성장과 인구증가로 인하여 고품질 농산물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설원예 산업은 유가인상, 환율하락, 시설의 노후화 등으로 경영여건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농업부분에서 가장 전망이 밝은 산업이다. 뿐만 아니라 쌀 수입에 의한 공급과잉을 우려하여 논농업직불제, 휴경보상제 등으로 벼농사 재배면적을 부분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료작물, 논콩 등을 재배하고 있으나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는 작목은 시설원예 외에는 마땅한 대체작목이 없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 농업도 시장개방에 대응하여 수세적인 입장에서 공세적으로 방향을 전환할 필요성이 있다. 앞으로 유리온실과 같은 첨단 시설원예 산업을 육성 지원하여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여 인근 국가에 수출함으로써 국내시장 가격을 안정시키고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0여년 전부터 정책적으로 지원하여 신선농산물의 수출을 주도하고 시설원예재배기술을 향상시킨 철골온실의 내구연한이 다 되어 시설을 개보수 해야 하는 시점에 도래하였다. 일부 농가에서는 시설을 개보수하는데 소요되는 투자비가 부족하여 첨단시설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열악한 시설환경에서 경영을 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경영체들은 10년 이상 쌓아온 경험과 시행착오로 경영기술이 정착되어 있다. 앞으로 시설 원예산업에 정책적인 지원만 이루어진다면 세계 최고의  원예산업으로 발달하여 유럽시장을 옆에 두고 농업이 발달한 화란과 같이 한국도 일본과 거대 중국시장을 옆에 둔 농업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선교신문사설(060525).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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