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 동안 수원에 살면서 가끔 고향 가는 길에 임실을 지나면,
성수산자연휴양림 간판이 보였는데 언제 가보나 했더니 드디어 갔다.
임실군 성수면에 있는 성수산에는 성수산 자연휴양림(사립)이 있고,
막상 가서 보니 왕건과 이성계의 기도처가 있었다는 유서깊은 곳이다.
성수(聖壽)산은 해발 876미터로 임실의 주산이며 장수 팔공산 준령이
치달아 멈춘 세 가닥 중 힘찬 맥을 형성하고 있는 호남의 미목(尾目)이다.
이곳은 아홉 마리의 용이 구슬을 물려고 다투는 형국(九龍爭珠之地)이라,
여덟 왕이 나올 길지로 여긴 명산으로 신라말 도선국사가 암자를 세웠다.
도선국사의 조언으로 왕건이 성수산에서 백일치성을 드려 고려 건국의
계시를 받았고, 고려말 이성계도 여기에서 기도하여 왕이 되었다고 한다.
고로 성수산을 한반도 제일의 생왕(生王)처로 부른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산세가 임금 앞에 여러 신하가 조례하는 형국이라니 생기가 넘쳐난다.
해발 876미터의 임실 성수산 정상에 서다(8월 22일, 토)
성수산 등산로 안내판
성수산 자연휴양림 안내도(전주북문교회가 관리자로 되어 있네요)
상이암 임도삼거리에서 성수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성수산 정상 능선길로 올라갔는데 가파르네요.
쉬엄쉬엄 산세도 살피며 올라가야지요.
능선길에 있는 여러갈래 소나무
숲길을 지나자 드디어 암봉이 나타나네요.
산세가 좋아 천기와 지기가 넘쳐난다는 선수산
산세를 조망했으니 잠시 쉬었다 가야지요.
드디어 성수산 정상인줄 알았더니 표지석은 뒷쪽에
성수산 정상 표지판
올랐으면 다시 천천히 내려가야지요.
편백숲도 곳곳에 있네요.
성수산의 산세가 좋아 왕이 난다는 계시를 받았다고 상이암(上耳庵)
왕건과 이성계가 치성을 드리고 계시를 받았다는 삼청각
무량수전
왕건이 대업을 이루기 위해 백일치성을 드린 후 기쁜 마음으로 새겼다는 환희담(歡喜潭)
태조 이성계가 세번의 '성수만세' 소리를 들었다는 삼청각(山淸, 水淸, 氣淸)
상이암에는 상이암 부도, 화백나무, 500년 된 청실배나무 등 유적이 많다.
성수산 자연휴양림 구내에 있는 조림유공자 '나무 할아버지' 기념탑
자연휴양림과 2Km에 달하는 편백숲도 남겨두고 와서 다시 가야겠다.
산을 오를 때면 매력적인 사실을 하나 깨닫게 됩니다.
힘겹게 올라간 그만큼의 거리를 신선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편하게 내려올 수 있다는 사실
더운 여름날 산행 중 깨닫게 된 너무도 평범한 이 사실이
내게 더없는 기쁨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들의 삶과도 너무도 흡사하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힘겹고 고생스럽게 높은 산을 올라가면
그 거리만큼 경치를 즐기며 보다 편안하게 내려오는 시간이 길어지고
조금 올라가다 힘겹다고 포기하면 그 좋은 경치들을 볼 시간도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것이
사람의 삶과 꼭 닮았습니다.
지금 그대가 힘겹게 올라가고 있는 삶의 가파른 오르막길은
언젠가 반드시 힘겨운 만큼의 편안함을 선물한다는
삶이라는 산행의 진리를 기억한다면,
그대에게 닥친 시련과 힘겨움도 그리 절망만은 아니겠지요.
'삶이 나에게 주는 선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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