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단상/시니어·직장선교

100년전 농촌계몽운동 현장에서

곳간지기1 2010. 3. 9. 20:47

 

어제 퇴근시간에 구내식당에서 서둘러 저녁을 챙겨먹고 군포시 산골짝에 있는 '둔대교회'에 다녀왔다.

수리산 자락 반월저수지 근처에 있는 이곳은 100여년전 일제치하에 '농촌계몽운동'의 발상지(?)가 되었던 곳이다.

심훈의 장편소설 '상록수'에 나오는 박동혁과 채영신의 활동무대가 상록수역이 있는 안산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언젠가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인드맨' 김영진 님을 만나러 둔대교회까지 가게 되었다.

 

인천 가는 국도를 타고 가다 구반월에서 골목으로 들어가 좁은 길로 10여분 직진하니 커다란 반월저수지가 나왔다.

저수지 주변에 몇몇 음식점이 보이고 잘 포장되지 않은 골목길로 잠시 들어가니 조그만 '둔대교회' 표지판이 나온다.

수리산 자락이라 벽촌같은 느낌도 들지만, 영동고속도로와 고속철도가 지나가 마을 분위기는 좀 어수선해 보였다.

울퉁불퉁한 샛길로 올라가니 산아래 조용한  한옥(박용덕씨 고택)이 한채 보이고 조그만 시골집 교회가 있다.

 

'흰머리 소년' 김영진 선생은 사진작가이며 자기주도 학습법인 마인드맵 인스트럭터, 농산어촌 로컬마케팅 컨설턴트,

스토리텔링 인스트럭터 등 활동영역을 가지고 농식품부 디지털홍보대사까지 맡아 분주하게 전국을 누비는 사람이다.

여러가지 일로 바쁜 가운데서도 한국농업도 살리고 농촌교회의 자립을 위한 선교전략은 자신의 전문영역인 마인드맵

학습기법으로 농촌의 교육문제까지 풀어가야겠다는 열정으로 성공사례(모델)를 만들어가고 있는 현장이다.

 

충남전자상거래연구회 사무국장을 지낸 남준다 님이 "쿵덕쿵 우리쌀 이야기"를 마인드맨 님에게 전해드리며 이야기를

나눠보니 우리 둘의 농촌선교에 대한 비전에 서로 통하는 점이 많을것 같다며 만나보라고 적극 주선해 주었다.

100년전 '농촌계몽운동'의 산실이었던 그곳에 관심도 있고, 거기서 21세기 '농촌개혁운동'의 일환으로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니 가보고 싶었다. 밤늦도록 강인태 목사님과 같이 농촌문제와 선교전략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자기주도 학습법인 '마인드맵' 전문가 김영진 님이 100여년전 암울했던 일제치하

농촌계몽운동을 펼쳤던 '소설 상록수'의 무대 샘골 '둔대교회'에서 농촌교육활동

 

 

1903년에 세워졌다는 역사의 현장 둔대교회를 지키며 농촌목회와 영성운동을 펼치고 있는

강인태 목사님이 손수 지었다는 비닐하우스 2층 교육관에서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학습

 

제1기는 수료를 하고 제2기 첫강의라 먼저 마인드맵 이론을 강의하고 있다.

아이들의 자기학습은 아이들뿐 아니라 엄마가 함께 해야 효과가 클것 같다.

 

어려운 내용이 들어있는데도 아이들까지 수업태도가 진지하다.

 

 

마인드맵 작성법 개요, 전체 강의내용(스토리)을 중심이미지, 주가지, 부가지, 유의사항

등으로 분석하여 하나의 종합적인 스토리로 기억하여 스스로 설명하게 하는 방법이다.

 

 

마인드맨이 직접 부산 대저토마토 귀농3년차 이용재 농가의 사례를 조사분석하여,

토마토 재배기술(육묘, 꽃, 마디, 인공수정, 수분, 온도, 잡초관리 등)을 요약정리하고,

비닐하우스 시설관리(하우스 방향, 온도관리, 기름값 1.5배, 환기, 눈 피해, 바람 등),

귀농과정(도시근교 농업, 귀농 3년차, 간호사 부인과 자녀, 노동력 조달, 인터넷 이용)

  그밖에 재배기술 및 위험요인 등 농장의 스토리를 한표에 요약한 샘플(3월 6일)이다. 

 

 

자기주도 학습법은 공부하는 방법과 습관을 바꿔야 하므로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학습한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주고 연상되는 단어를 각자 10개씩 적어보라는 실습에 조별 3~4명이

같은 단어를 동시에 쓴 사람은 거의 없다. '행복'에 대한 생각과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 과정을 이미 수료하고 각각 연세대와 서강대에 들어간 학생들이 같이 학습하고 있다.

자기 스스로 전체를 요약하고 기억해 문제를 해결해가는 학습법은 효과적일 것 같다.

  

 

농촌을 가꾸며 역사의 현장을 지키고 계신 강인태 목사님도 후반에 들어오셔서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수요예배 설교도 이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하신다.

 

 

강의가 끝나고 교회마당에 있는 식당겸 친교실 난로가에서 고구마와 은행을 구워먹으며,

강목사님은 둔대교회의 역사와 농촌문제, 현대의 교회교육 - 영성교육, 선교의 방법론과

고령시대 농촌교회의 자립과 선교전략 등 여러가지 관심사에 대해 11시가 훨씬 넘는 늦은

밤까지 시간 가는줄 모르고 도란도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다.

 

 

"하나님께로 가는 길은 죽음으로써 살고 버림으로써 얻고 낮아짐으로써 높아지고,

비움으로써 채워지고 부정으로써 긍정에 이르는 자기비움의 길입니다."

 

'길동무'라고 표기한 강인태 목사님이 영성의 눈으로 성서와 역사를 재해석한

역작 저서 '자기비움의 길' 제1부 '하비루의 길'을 직접 서명해서 한권 주셨다.

제2부는 '죄인의 길', 제3부는 '비움의 길'이라 한다. 우선 목차만 살펴봤는데,

영성, 즉 케노시스(하나님의 심정) 관점으로 성경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참고자료] * 고재영 빵집  http://blog.daum.net/bakerko200/5610646

 

소설 '상록수'

심훈(沈熏)의 장편소설. 1935년 동아일보사의<창간15주년기념 장편소설 특별공모>에 당선되어 같은 해 9월 10일부터 1936년 2월 15일까지《동아일보》에 연재되었다. 농촌계몽운동을 다룬 소설로서 작자의 문명(文名)을 떨친 작품이다. 고등농업학교 학생 박동혁(朴東赫)과 여자신학교 학생 채영신(蔡永信)은 학생 농촌계몽운동에 참여하였던 것이 계기가 되어 알게 된다. 두 사람은 학업을 중단하고 각기 자신의 고향에 내려가 농촌사업을 하며, 사업의 진행과정을 편지로 의논한다. 이들의 동지의식은 사랑으로 발전하였으나 영신은 병으로 숨을 거두고 동혁은 두 사람의 몫을 해낼 것을 맹세한다. 일제강점기에 농촌계몽사업과 민족주의를 고무한 소설로 평가받고 있다.  

최용신  농촌운동가. 함경남도 원산(元山) 출생.
협성여자신학교에 재학하면서 농촌계몽운동에 참가하기 시작, 1931년 농촌운동에 전념하고자 학교를 중퇴하고 YWCA 소속으로 경기도 화성군(華城郡) 샘골에서 본격적인 농촌교육을 시작하였다. 부락민의 도움으로 정식 교사를 짓고, 10리 길을 걸어다니며 어린이들을 가르쳤다. 1934년 일본 고베(神戶)신학교에 유학하였으나 신병으로 귀국, 샘골에서 휴양하며 농촌계몽과 민족의식 고취를 계속 전개하다가 장중첩(腸重疊)으로 죽었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는 1964년 용신(容信)봉사상을 제정하여 해마다 시상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상황에서 농촌계몽을 위해 순교자적 활동을 한 여성으로 평가되며, 심훈의 소설《상록수》의 여주인공 채영신은 최용신을 모델로 한 것이라고 한다.

  

둔대교회는 박용덕 고택 바로 윗쪽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둔대교회 내부에 걸린 백주년(2003년 4월) 기념 헌시 액자

  

 당시 일본이 전시체제로 몰입하던 단계에서 하나하나 죄어가는 때라 학원인가는 쉽지 않았다. 더구나 요시찰 대상인 황에스더의 지휘아래 있는 최용신이었으므로 그것은 더욱 어려웠고, 또 당시 동아일보에서 주축이 되어 벌이고 있던 귀농운동(歸農運動) - 소위 브나로드 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온갖 탄압을 일삼을 때였다. 그는 바쁜 일과 중에서도 강습소 건축을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교인들과 동네 주민들이 낙심치 않고 끈질기게 쫓아다닌 결과, 염석주(廉錫柱) 씨를 만나게 되었다.

 

이 분은 정미업과 목축업을 하고 있었는데 최용신의 뜻을 이해하고 많은 돈을 희사했으며 강습소 건립 후에는 그 학원의 이사장이 되어 최용신의 활동을 적극 후원하였다. 또한 '지성이면 감천(感天)'이라고 반월면 일대의 갑부요, '둔대교회 설립자'인 박용덕(고택의 주인) 씨가 흔쾌히 1,052평의 땅을 학원부지로 기증하였다. [출처 = 정연이네 집]

 

교회 마당은 잔디로 덮었고 한쪽에 아주 오래된 철탑의 종만이 교회의 역사를 말해주듯 우두커니 서있다. 예전에는 이 종도 신나게 울렸을 때가 있었으리라 생각하니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강인태 목사님은 이곳은 역사의 현장인데 교회 살림이 어려워 제대로 복원을 못하는게 아쉽다며, "요즘 농촌에는 새로운 계몽운동이 일어나는데, 일제 강점기 농촌계몽운동의 성지인 이곳이 보존돼 더 많은 분들이 찾아와 그날의 분위기를 느끼고 21세기 새로운 농촌계몽운동의 마음을 다잡았으면 한다"고 말씀하신다.

 

* 야심한 밤이라 고택과 교회모습은 찍지 못했는데 여기 참고하세요.

* 마인드맨의 블로그  http://mindman.tistory.com '농산어촌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