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봄은 봄이다. 봄이 되니 겨우내 움츠려 있던 꽃들이 활짝 피어나 화려하다.
엊그제 전라도 강진에 갔더니 벚꽃이 활짝 피어 일부는 벌써 꽃잎이 떨어지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여기도 벚꽃이 피어나나 했더니 이틀도 안되어 벌써 푸른잎이 돋아난다.
요즘은 미처 봄이 온 것을 느끼기도 전에 이른 더위가 찾아와 오늘은 여름같다.
수원에 있는 우리청 운동장과 서호 주변의 벚꽃과 개나리 등 봄꽃이 만개했다.
본청과 식량과학원 정원에 멋들어지게 피어 있는 벚꽃 사진을 몇장 올려본다.
마침 청내 게시판에 꽃 전문가가 잘 찍은 봄꽃 사진과 해설이 있어 함께 올린다.
수원에 있는 농촌진흥청 정원에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올해는 봄비가 자주 안와서 그런지 벚곷이 오래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문을 마주하고 있는 식량과학원 정원의 벚꽃도 볼만 합니다.
농촌진흥청 본관 옆 운동장 가에 활짝 피어있는 벚꽃길
만개하여 지금 한창 절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벚꽃의 절정을 지나 이번 주말이 지나면 푸른 잎이 돋아날 것 같습니다.
농업과학관에 토종식물 특별전시회도 있으니 이번 주말에 다녀가세요.
요즘 또 한창인 노란 개나리도 한아름 안겨드립니다.
* 다음은 야생화 전문가인 '서비형님' 송정섭 박사가 애써 찍은 봄꽃들을
게시판에 해설을 곁들여 올린 사진을 같이 감상하고자 여기에 올려 본다.
뒷산과 정원을 돌아보다 여기저기 한창 튀어나오는 식물의 눈들과 마주친다.
어떤 것은 잎눈이, 어떤 것은 꽃눈이 가지 끝이나 땅위에서 막 튀어나온다.
남산제비꽃처럼 꽃봉오리를 내밀면서 꽃을 피우기도 하고,
청미래덩굴처럼 가지끝에서 붉으스레한 잎들을 먼저 내보내기도 한다.
다들 올 한해 제대로 살아보기 위해 몸놀림이 무척 부지런하다.
청미래덩굴의 잎눈이 석류처럼 빨갛게 터지고 있다. 잎들이 어긋나면서 서로
등을 돌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최대한 광을 많이 받으려는 속셈이다.
황금조팝나무의 잎, 봄에 처음 나올 때 색은 완벽한 황금색이다.
이것도 역시 철저하게 좌우 대칭하면서도 어긋나기를 한다.
라일락의 잎눈, 서로 마주나지만 서로 반대방향으로 나온다.
그러면서도 위 아래의 잎들과 겹치지 않으려고 서로 방향을 튼다.
멀꿀나무 잎, 남부 자생식물이긴 하지만 추위에도 웬만큼 강해 화성에서도 별탈없이 겨울을 났다.
잎 5장이 햇볕을 서로 잘 받을 수 있도록 자연의 조화가 뭔지를 보여준다.
청미래덩굴 잎, 수수꽃다리 잎, 황금조팝나무 잎....
잎이 먼저 나오는 것들을 가만이 들여다보면, 잎이 나오는 모양들이 각기 다르다.
청미래덩굴은 정확하게 서로 어긋나면서도 등지며 나오고,
황금조팝나무는 서로 어긋나면서 나오며,
수수꽃다리는 마주보며 나오면서도 적당히 공간을 봐가면서 틀어진다.
멀꿀나무는 으름덩굴처럼 다섯개 잎이 서로 마주나면서도 공간을 잘 분배한다.
다들 서있는 공간과 햇볕의 양을 고려하여 조화롭게 나온다.
잎보다 꽃이 먼저 나오는 홍매화, 역시 꽃눈들이 한쪽으로만 몰려있거나 획일적이지 않고
가지를 중심으로 서로 마주나면서 자연스럽게 골고루 배치한다.
요즘 한창인 매화, 완전히 만개하면서 꽃눈들간의 간격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듯 싶다.
줄을 서도 조화를 알면서 피니 그저 자연스럽다.
올해도 남산제비꽃이 앞다퉈 피기 시작했다. 남산제비꽃이 이렇게 무더기로
자생하는 걸 보기 참 어려운데 집 바로 옆 벗나무 숲길 바닥에 지천이다.
할미꽃은 직근성(뿌리를 아래로 반듯이 내리는 특성)이라 이식을 싫어한다.
씨앗이 사방에 퍼져 실생에서 나온 어린 할미꽃들이 참 튼실하다.
꽃눈이든, 잎눈이든 그냥 획일적으로 일사분란하게 줄서서 나오는 건 하나도 없다.
자연에 대한 얕은 지식으로 보아도 우리 삶이랑 비슷한 거 같아 참 신비롭다.
우리 조직은 창의를 생명으로 하는 연구조직이다.
획일적인 사고나 아무생각 없이 줄서는 자세, 일사분란은 창의성과 너무나 거리가 멀다.
어떤 것은 마주나야 하지만 어떤 것은 어긋나야 되며, 종종 서로 등지고 나와야만 하는 것도 있다.
아침에 한창 튀어나오는 꽃눈 잎눈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연구원들이 자기만의 끼를 극대화하도록 도와주는건지 생각해본다.
야생화만큼이나 각기 다양한 자기만의 끼를 갖고 있을텐데...
나만의 끼가 극대화 될때 결과물도 최대치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위에서는 진달래가 숲을 연한 핑크색으로 치장하는 동안...
바닥에서는 여전히 튀어나오는 생명체들이 많다. 우산나물도 이 때가 참 예쁘다.
자연은 항상 신비롭다. 모든 건 때가 있으며, 삶의 방식은 매우 다양하며 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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