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단상/하늘목장 칼럼

비상구를 빠져나가려면

곳간지기1 2010. 1. 25. 09:13

 

"비상구[非常口]를 빠져나가려면 은혜받는 길밖에" 


인간과 인간의 차이가, 인간과 짐승의 차이보다.. 훨씬 더 크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 아니고, 목사라고 다 목사가 아니며, 성도들이라고 다 성도가 아니라는 뜻이다.

사람답게 살아야 사람이고, 목사 같아야 목사라 말할 수 있고, 성도답게 살아야 성도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인 듯싶다.

언제나 그렇듯.. 정체성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것이 인간의 단면 아닐까?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하다는 생각에, 우리는..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고, 무서워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남만 무서운 게 아니라, 나 자신도 무섭다.

남도 믿을 수 없지만.. 나도 나를 믿지 못하는 존재가 된지 오래다.


평화를 추구할수록, 전쟁의 소문이 끊이지 않고

하나됨을 갈망할수록, 분열을 이루고

더 높은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실상은 짐승만도 못한 삶을 살기도 하고

더 부요하고 풍족한 삶을 위해 만들어 놓은 덫에, 스스로 걸려 옴짝 달싹 못하기도 하고,

기쁨을 원할수록, 슬픔의 노예가 되고

행복을 소원할수록, 불행이 봇물처럼 밀려온다.


새해가 된지..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구촌은.. 조금도 새로워지지 않은 채 몸살을 앓고 있다.

처처에서.. 지진과 기근과 전쟁과 테러와 고통의 소식이 홍수를 이룬다.

말 그대로.. 아비규환, 뒤죽박죽이다.

점점 더..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지구촌인 듯싶다.


겉으로는.. 종교와 지성과 과학과 물질이 하나님 자리에 앉아, 세계 평화와 안전을 구축할 듯하지만..

어림도 없는 듯하다.

유엔도, 미국도.. 손쓰지 못할 일들이, 세계 곳곳에서 제동장치 풀린 자동차처럼, 솟구쳐 치닫는다.


국내 상황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아 보인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내세우며, 우매한 백성들은 안전 불감증과 웰빙 열풍에 빠져..

얼빠진 사람처럼.. 방향을 잃고 있고, 오래된 당파 싸움과, 파벌 싸움은, 교회나 세상이나 별반 다르지 않고..

사람들은.. 황금에 눈이 어두워, 물불을 가리지 않고..

먹고 사는 일에 목숨을 걸고, 인생의 허무와 덧없음을 잊으려는 듯..

쾌락과 순간의 향락의 늪에 빠져, 아우성이다.


섹스와 마약과 부정부패의 중독은, 도를 넘어섰으며..

아이들은.. "컴퓨터는 나의 목자시니" 된지 오래고, 어른들은 "TV가 목자 되어" 하루의 피곤과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자식 키우느라.. 집 장만 하느라.. 한평생을 허비했다고, 생각하는 일부 가장들과 주부들은, 맥없이 허탈해 하며..

우울한 삶을 호소하며, 답답해하고 있다.

가정을 보아도, 오래된 문제들은 여전하고..

부부의 삶도.. 별로 새로운 것이 없으며, 자식들을 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교회가 대안일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때가 더 많지만, 습관 에너지에 의해, 주일이 오면 꽃단장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또 교회 마당을 밟고 하하 호호 웃고 즐긴다.

거짓 평안으로 위장한 채로..


그렇다면.. 사는게 무엇일까?

믿음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저런 곪아 터지기 직전의 문제 앞에서, 믿음은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하는가?

그냥.. 남들이 그런 것처럼, 운명처럼 끌어안고.. 겨우 생명만 연명한 채로 살다가, 생이 다하면..

맥없이 삶을, 놓아야 하는가?

도대체, 탈출구는 없는가?

예수 그리스도는.. 고서에 등장하는 위대한 스승에 불과하단 말인가?

기적도, 응답도, 해결도, 희망도, 주지 못하는 그런 무능한 분이신가?


점점.. 가장하는 천사처럼, 겉과 속을 그리고 실상과 허상을 혼돈한 채..

나도 내가 누구인지 모름에 속으며.. 급조된 인조인간처럼, 덧없는 일상을 살아낸다.

하루를 살더라도..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 물안개 피는 호수에 앉아..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찬송하며

생명 주심에.. 살아 있음에, 가슴 벅차할 수는 없을까?


도대체..

길이 없다.

답이 없다.

끝이 없다.

혼돈과 무질서로, 충만한 땅에..

하나님의 신이 운행하심으로, 하늘과 땅이 구별되고 보기에 좋은 세상이 되었듯..

은혜 받아야 한다.

은혜 받으면, 달라진다.

은혜가 길이요, 답이요, 대안이며, 대책이다.

지금이.. 은혜 받은 만한 때이다.

은혜가 아니면, 모든 것은 멈춘다.


그러나 은혜 받으면...

새로운 피조물도 되고, 지난 삶은 청산되고, 창조의 역사도 시작되고, 사람다운 삶..

성도다운 삶도, 교회다운 교회, 가정같은 가정은.. 비로소 시작된다.

세계와 열방과, 교회와 가정과, 개인에게.. 주님이 하고픈 간곡한 말[부탁]은, 은혜 받아라 일 것이다.

이 길 말고는.. 비상구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은혜를 받지 않고는.. 인간다운 인간, 신자다운 신자의 삶은.. 신기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