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의 추억(3) : "갈멜산의 엘리야와 갈릴리 해변"
박평식 (전성교회 장로, 농업경제학 박사)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를 지나 지중해변을 따라 올라가면 로마시대에 세워진 고대도시 가이샤라가 있다. 바다를 향하여 3,400석 규모의 원형극장과 전차경기장이 잘 보존되어 있다. 야외무대의 자연음향이 좋아 지금도 매년 여름에 국제적인 음악제가 열린다고 한다. 가이샤라 원형극장에서 동행했던 성지순례단 전원이 무대 위에 올라가 찬양을 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코발트빛 지중해의 건너편에 로마가 있겠지...
갈멜산(해발 482m)은 엘리야 선지자가 이스라엘을 괴롭히던 바알 선지자 450명과 아세라 선지자 400명과 대결해 불의 응답으로 물리쳐 이긴 곳이다(열왕기상 18장). 이를 기념하기 위해 십자군 시대에 많은 수도원과 기념교회가 세워졌는데, 갈멜산 산정에 남아있는 엘리야 수도원은 1836년에 세워졌다. 수도원 마당 엘리야가 제단을 쌓았던 곳에 바알을 물리치는 엘리야의 동상이 서 있고, 수도원 입구에 엘리야가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을 퇴치하는 장면이 부조되어 있다. 옥상에 올라가서 보면 서쪽은 지중해, 동쪽은 광활한 이스르엘 평원이 펼쳐져 있다.
므깃도는 북쪽의 시리아와 남쪽의 애굽을 왕래하던 정치적·군사적 요충지로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전쟁이 치러졌던 곳이다. 므깃도에는 밀밭이 많이 있는데, 3천여 년 전에 군사들의 식량과 물을 저장하던 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다. 외부공격으로부터 자립하기 위한 물 저장시스템이 아주 잘 되어 있고, 70계단을 내려가면 지하 35m 지점에 아직도 깨끗한 물이 고여 있다. 예수님이 어린 시절 살았던 나사렛 동네에 다볼산(해발 580m)이 있는데 여기는 버스로 통과했다.
바다처럼 넓어 티베랴 바다라고 부르는 갈릴리 호수는 하프처럼 생겼는데, 남북으로 21km, 동서로 13km에 달하는 큰 호수이다. 예수님께서는 갈릴리 바닷가에서 어부 출신인 베드로와 안드레를 불러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셨고, 물위를 걷기도 하시며 많은 이적을 행하셨다. 오늘날은 세계 각처에서 이스라엘에 성지순례를 오는데, 특별히 한국 사람들을 위해 유람선에 태극기가 달려 있어 정겨웠다. 아내가 플룻 연주도 하고, 우리말로 힘차게 찬양하면서 드린 갈릴리 선상예배는 은혜로웠다.
갈릴리 호숫가의 엔게브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머무르며 순례자들이 약식 음악회와 간증집회를 갖기도 했다. 해변음악회에서 젊은 부부로 지명되어 뚜엣을 하는 추억도 남겼고, 노래방 기계가 없으니 가사까지 적어오는 준비성을 보인 장로님도 있었으며, 멋진 하모니카 연주를 보여준 일행도 있었다. 이른 아침 갈릴리 해변의 연인이 되어 산책하며 건너편의 티베랴를 바라보고, 고기 잡는 어부들을 불러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셨던 예수님의 시절을 생각해 보았다.
갈릴리 호수의 남쪽 끝에서 요단강이 시작되는데 이 물길이 굽이굽이 흘러 사해로 들어간다. 갈릴리 호수는 민물인데 사해는 물이 흘러 들어가기만 하고 나가는 곳이 없으니, 물이 증발해 생물이 살 수 없는 소금바다가 되었다. 요단강이 시작되는 지점은 버스타고 지나가면서 쳐다보고, 아침 햇살이 찬란하게 비치는 갈릴리 호수를 바라보며 예수님의 공생애가 시작되던 시점의 역사적 배경과 자연환경 등을 성경의 기록과 함께 생각해 본다. [다음호에 계속]
이른 아침 갈릴리 해변의 연인이 되어...
* 전북기독신문 2019. 4. 18(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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