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하던 주말농장이 장마철인데 바빠서 한동안 보살피지 못했더니,
어느새 잡초가 우거지고 두둑은 납작하게 되고 고랑이 무뎌져 그렇지 않아도 논이었던 밭이라 배수가 잘 안됩니다.
잘 자라던 고추도 풋고추는 실컷 따먹었는데 빨갛게 익어가지 않고 역병이 와서 하나 둘씩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오이와 호박도 비료 기운이 떨어졌는지 열리는 것이 예전만 못합니다. 그래서 오이도 후계세대가 다시 크고 있습니다.
고추는 아무래도 농약을 한번도 치지 않고는 끝까지 붉은 고추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풋고추용으로 몇그루만 예외로 하고, 붉은 고추을 위한 후보군은 어쩔 수 없이 농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가끔 주변에 '뭐가 잘 안되면 농사나 하지'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정성과 기술이 없이는 어림 없는 일입니다.
얼치기 농사꾼이 끝까지 선전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땅은 정직하면서도 작물들에게는 위기의 순간이 많은데,
엉뚱하게도 요즘 올림픽에서 연일 금메달을 따내는 선수들의 집념과 노력에 대해 새삼 경외심을 느낍니다.
초기단계만은 못하지만 가지는 그래도 계속 열리고 있습니다.
호박도 드문드문 계속 열립니다. 호박꽃은 여전히 노랗고 탐스럽습니다. 신품종 일미찰옥, 한 그루에 두 자루씩은 맛있게 먹었는데 그 뒤에 달린 것은 좀 부실하네요. 고추가 하나씩 익어가는데 어째 초세가 좀 약하네요. 봉숭아도 벌써 꽃이 다 시들었고, 토마토도 말라가는 것이 생겼습니다. 오이는 초세가 약해져서 지주대를 이용할 후계세대가 그늘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조만간 빛볼 날이 오겠지요. 다음 농사를 위해 유기질 비료도 넉넉히 준비해 두었습니다. (20kg 한 포대에 3,000원) 일주일 전의 모습입니다. 토마토 줄기만 앙상하고 잎사귀가 많이 시들었어요. 바가림 하우스 안에 새로 심은 상추 사이로 잡초가 돋아나고 있네요. 온실에서 곱게 자란 것보다 모양은 좀 그렇지만 노지에서 파프리카도 자라고 있어요. 가을이 오긴 오나 봅니다. 여기도 벌써 시들은 작물이 보입니다. 방울토마토가 앙상한 가지만 남았네요. 여긴 풀농사를 잘 지었네요. 정성껏 가꾸지 않은 것은 다 잡초라니... 장마철에 신경 안쓰면 금새 이렇게 됩니다. (우리밭은 절대로 아님) 비가림 시설에서 자라는 상추도 추대 시작 아파트 단지와 붙은 산림욕장 밑에 있는 주말농장 터는 입지가 참 좋습니다. 농장 입구의 도랑 가에다 두둑을 만들어 심어놓은 고구마는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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