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주인장 이야기

배재학당 입학 50주년 기념 수학여행

곳간지기1 2023. 8. 23. 06:00

1973년 기차타고 14시간 달려가서 입학시험 치르고 들어갔던 배재학당,

어느새 반백년의 세월이 흘러 백발이 되어 수학여행으로 다시 뭉쳤네요.

은둔의 땅 조선에 복음들고 들어와 양귀자(서양귀신)라고 조롱받으면서,

1885년 최초의 근대식 학교 배재학당을 세워 교육을 시작했던 아펜젤러

선교사의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교훈을 받고 자란 친구들입니다.

 

동기들이 의기투합해 입학 50주년 기념 1박2일 수학여행을 마련했는데,

서울 출발해 서산을 거쳐 군산에서 근대역사 공부하고 대천 배재수련원,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이 50년 전 학창시절을 추억하며 즐겁게 보냈네요.

자율예배를 드리고 설립자인 '아펜젤러 선교사님 순직 기념관' 방문으로

섬김의 본을 따라 살겠다고 다짐하며 더 자주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네요.

 

 

아펜젤러 선교사가 세운 한국최초 근대식학교 '배재학당 입학 50주년 기념 수학여행'
군산으로 내려와 회와 아구찜으로 푸짐한 점심 (정동규 원장 제공, 나는 여기서 합류)
배재학당 입학 50주년 기념으로 친구들이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견학
일제 강점기 미곡수탈의 현장이었던 근대역사 공부
고무신방, 신발가게와 양조장 등 1920-30년대 군산
근대시대 학교 교실의 모습 그대로
갤러리에서 기획전시 중인 사진작가 배현철 의사(정동규 원장 지인) 선생님과 함께
일제시대 건물에 자리잡은 '미즈커피'에서 시원한 '아아' 커피 한잔
군산 역사기행을 마치고 대천해변에 있는 '배재학당 대천수련관'으로 이동
대천해수욕장 입구 숲속에 자리잡은 '배재학당 대천수련관'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마태 20:26)" 배재교훈을 되새기며 회정식 만찬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배재에서 동문수학했던 친구들이 50년 전 학창시절로 돌아가 율동과 합창.
아펜젤러 선교사가 세운 미션스쿨 답게 아침예배에 절반 정도 참석해 간절히 기도(문흥배)
동기들간 자율예배에서 말씀을 부탁받고, "인생길에 예비하시는 하나님" 간증을 나눴네요.
배재코랄 합창단으로 활동하는 친구들의 특송, "나같은 죄인 살리신 주은혜 놀라워"
배재학당 대천수련관에서 합숙하고 다음날 여정을 출발하며 기념촬영
아펜젤러 선교사가 순직한 어청도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 서천군 마량포에 2012년 세워진 순직기념관(동백정교회) 방문
1885년 한국 선교사로 파송되어 17년간 사역하다 서해상에서 선박사고로 순직하신 '아펜젤러 순직 기념관'
구한말 은둔의 땅 조선 선교의 시발점이 되었던 가우처를 기념하는 가우처홀
아펜젤러 순직 기념관 지하1층에 있는 아펜젤러 유적 (순직 지점이 지하층 선실)
우리의 만남이 있게 해준 아펜젤러 선교사를 추모하며 전시자료를 살펴봅니다.
1902년 6월 11일, 성경번역위원회 참석차 가다 어청도 앞바다에서 선박충돌사고로 수장
아펜젤러는 수영을 잘해 혼자 탈출할 수 있었으나 지하선실에 탔던 동료를 구출하기 위해 내려갔다 그만... 구마가와마루호
저도 11년 전 개관 직후에 방문시 하나 써서 남겼는데... 추모의 글판

  https://psp727.tistory.com/7714368

 

한국을 사랑한 아펜젤러 선교사 순직기념관

충남 서천군 서면 마량리 포구에 갔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량진 포구에 한국최초(1816년)의 '성경전래지'가 있고, 27세의 젊은 나이에 온갖 고난을 무릅쓰고 은둔의 나라 조선에 선교

psp727.tistory.com

* '아펜젤러 순직 기념관'의 상세한 내역을 보고싶은 분은 개관 직후에 방문했던 기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펜젤러 순직기념관 옥상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 어청도 주변

오랫만에 만났으니 임용택 진행위원장 지휘 아래 '에이멘' 즉석합창 (일본에서 온 장병국 박사)
아펜젤러 기념관 남광현 목사님의 요청으로 '우리 배재학당 노래합시다' 교가제창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보령 죽도 상화원에 들러 숲길 산책
수십년간 섬 하나를 한국전통정원으로 가꿨다는 상화원 (홍상화 선생)
서해바다의 석양을 바라보는 석양정원인데 시간이 맞지않음.

 

"배재 입학 50주년 수학여행 斷想"

- 문학을 전공한 룸메이트 친구 [문흥배]의 후기를 공유합니다 -

 

어느 동기의 말처럼 기다림과 설레임이 교차했다는, 그렇게 멀게만 느껴졌던 수학여행의 날이 밝아왔습니다. 전날 먹은 음식이 잘못되었는지 화장실을 들락거리다가 지체하여 약속시간에 도착 못 할까봐, 행여 떼어 놓고 가버릴까봐 전철 안에서도 뛰었습니다. (^^)
푸른 벌판을 가로질러 쭈욱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고 달려 도착한 곳은 서산 해미읍성! 
내리쬐는 햇살 아래 빨강, 파랑, 노랑 삼원색 양산을 쓴 동기들의 모습이 녹색의 잔디와 대비되어 그림 같습니다.
사람 좋게 생긴 해설사님의 상세한 문화재 해설! 


'읍성' 이라는 명칭은 행정단위 '읍'에서 온 것이 아니고, 종묘와 사직이 있는 수도를 방위하기 위한 성은 '도성'. 지방 마을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성은 '읍성'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천주교 신자를 고문하고 박해한 회화나무, 그들을 가두어 둔 옥사 등을 관람하고 이윽고 '활쏘기' 체험!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녁 맞추기에 여러 친구님들의 도움(^^)으로 내 과녁에 무수히 꽂힌 화살들!!
화살을 다 쏘고 나서는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잔디밭과 풀 숲을 뒤지고.. ㅎㅎ
주막집에서 해미성 옛날 막걸리에 도토리 묵!

다시 버스에 탑승하여 금강 동백대교 건너 군산 도착. 
정동규 원장님(신경외과) 제공 엄청난 규모의 점심식사! 
기본 안주로 깔린 회와 생선구이, 조개 된장국에 이어 등장한 아귀찜.
본격적인 여행도 하기 전에 배가 터질뻔 하였습니다. ^^  정원장님! 고맙습니다. 

 

이어서 군산의 자랑 '근대역사 문화거리' 탐방! 
보면 볼수록 느껴지는 과거 일본제국주의의 만행들..  '일본! 나빠요~~'
사진관, 쌀 가게, 영화관, 고무신 가게, 옛 군산역... 모든 것들이 지금은 잊혀진 어릴적 추억들..
'미즈 커피'에서 냉커피를 한잔 하니 우아함(?)이 솟구칩니다. ^^
다시 버스를 탑승하고 도착한 배재학당 대천수련원!
피서철 휴가지 답게 모든 주위가 번쩍입니다. 
심한 노출도, 고성방가도, 애정행각도 대충 용서되는 해수욕장의 풍요로움이여.. ㅋㅋ

방 배정을 마치고 버스로 이동한 저녁 빅이벤트의 식당 '푸른바다의 전설'!
점심에 먹은 음식이 채 꺼지기 전에 또 차려진 회더미를 바라보며 둘러앉은 우리들! 
'~어서 한 잔 주시오. 어서 한잔 드시오~. 오늘 같이 좋은날 아니먹고 어쩌리요~~'
왁자지껄 무리지어 잔 부딪히는 소리, 건배소리, 웃음소리.
그리고 정식(?) 수학여행을 여는 송회장님의 개회사(?).
오용환 총동회장님의 인사말에 이어 오랜만에  참석한 친구들의 '목소리 듣기 시간'!


아하! 저 친구님의 목소리가 저렇구나??..ㅋㅋ
하용수, 신호중 밴드의 현란한 반주로 시작된 광란의 광장. 
바리톤 조병상군의 준비된 성악독창.
임용택 달인께서 준비한 귀한 악보에 의거하여 그의 지휘로, 우리가 죽기 전에는 절대 끝나지 않을  '야뽀이 따이 따이', '뚬바떼 뚬바', '둥글게 둥글게', '화이팅', '에이멘' ...
50년 전 율동 동작을 몸은 기억하여 자동적으로 나오는 그 신기함이여... ^^

에라 모르겠다! 
"다같이 손을 왼쪽으로 올리고~~!"
'사랑이 ~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염치불구 업그레이드 없이 매번 같은 노래, 같은 동작을 회중들에게 들이미는데, 일사불란하게 따라하는 동기님들의 모습이 너~무 천진스럽습니다. ^^ 그저 송구하고 감사할 따름! ^^

'꽁당보리밥' 돌림노래의 실패로(ㅠㅠ) 나의 시대는 끝났구나 하는 좌절감(ㅋㅋ)을 품고 
'빼재 교가~ 씨이 작~'  대천 밤하늘에 교가를 날리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의 예배를 위하여 402호 룸메이트는 성실하게 가슴에 손을 모으고, 취침 문화를 한 단계 높이며 조용히 꿈나라로 갔습니다. 믿을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누구는 코골다가 그 방에서 즉시 추방당해 노숙자로 전락할 뻔한 것을 옆 방에서 자비를 베풀어 품어주었다고 합니다. ^^

다음 날 새벽!
세미나실에 모여 드린 현지 주일예배. 25명의 동기들이 모였습니다.
곽봉석 권사님의 사회로 박평식 장로님의 준비된 PPT 자료와 함께 간증 말씀.
임용택, 박석환, 조병상, 최정호, 그리고 나 문흥배가 부른 특별찬양 '나같은 죄인 살리신 주은혜 놀라워~'.

아침으로 소고기 국밥을 맛있게 먹고, 대천 앞바다에서 갈매기와 인사를 나누고,
파도에 손흔들고, 모래 위에 발자국을 남기고 나서,  짐을 싸들고 입구에 모여 예의 그 현수막을 앞세우고 기념촬영!

그리고 서천 '아펜젤러 순직 기념관'으로!
가우처홀에서 동백정교회 남광현 목사님으로부터 아펜젤러 순직기념관 관련 말씀을 듣고,  '기소가와 마루'와 충돌하여 침몰한 아펜젤러 선교사님이 타셨던 '구마가와 마루' 사진을 보니 눈물이  났습니다. 
파란 눈의 서양인이 아무 상관없는 조선 사람을 구하려 목숨을 버리다니..ㅠㅠ
참으로 의미있는 방문이었습니다.

그 곳을 나와 다시 버스를 타고 죽도 상화원으로..
서해의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둘레가 회랑으로 연결된 정원.
무료제공 아이스커피와 떡!  "왜 이렇게 입에 떡떡 붙는거야!"
옛 기와 한옥도 보고 한바퀴 돌아 나오니 점심 때. '죽도 군산횟집'에서 해물칼국수로 여행 마지막 오찬!
국물이 끝내주는 칼국수! 후루룩 냠냠! ^^ 아! 아쉬워라~~~

서울로 향하는 버스 뒷자리에 앉아 모두들 잠자는 와중에 나누는 장병국, 홍성주, 이종우 친구님들과의 끝없는 이바구!
앞뒤가 똑같은 행담도 휴게소에서 모두 각자 볼일을 보고 나서, 앞뒤를 착각한 오회장님을 소환하니 권무용 친구님의 사랑의 아이스크림! 최고!!
어제, '제발 손이 발이 되도록 빌게'라는 못된 토끼 화상과 함께 첨부된 카톡,
'한 분이 희생하세요. 그냥 정시에 출발하세요' 라며 가슴에 박았던 대못이 아이스크림 하나에 쑥~ 빠져버렸습니다. ㅋㅋ

예상보다 빨리 막히지 않고 버스는 달려 죽전에서 일부 친구들을 떨구고, 그리고 목적지 고속터미널에 도착하니 아쉬운 작별의 시간입니다. 1박2일이 7박8일의 느낌이라는 어느 친구님의 말이 실감이 납니다.
오후의 도시 햇살은 아직도 따가운데 지하철 입구로 내려가면서 각자 자신의 목적지로 흩어집니다.
아들, 딸들, 혹은 손자, 손녀가 기다리는 가정으로 다시 갑니다.
우리 생에 있어 한 부분의 유쾌했던 순간들이 이렇게 지나갑니다.

모두들 수고했고 준비위원들 애 많이 쓰셨습니다~~.
다음 주 후반부터는 더위가 누그러질 것이라고 합니다.
맹위의 더위도 계절의 순환에는 자세를 낮춥니다. 세상에 최고는 없는 듯합니다.
가을바람은 무더위를 밀어 내고, 봄바람은 얼음장을 녹이고..
돌고 돌고... 또.. 돌고 돌고... ㅎㅎㅎ